산업부 "신규 계약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따른 영향 가시화될 것"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89억 달러로 집계
"사스와 비교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 전망

 

[FE금융경제신문= 최원석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문제는 3월부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으로의 수출은 물론 글로벌 교역 둔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18억3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평균치(19억90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덕에 2월 수출은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일평균 수출은 한 달 만에 다시 고꾸라진 셈이다. 지난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가 일정 부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현지 시장 둔화와 소비 침체는 국내 수출 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25%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39.7%), 석유화학(43.6%), 일반기계(23.5%)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달 대중국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 대비 42.0% 감소했다. 산업부는 중국 공장 조업 중단으로 디스플레이 수출이 부진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슷한 이유로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대중국 수출도 각각 36.3%, 9.5% 줄었다.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으로 차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 전체 수출도 16.6% 감소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전체 수출액은 각각 9.7%, 0.9% 감소한 31억5000만달러, 3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내 원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한 탓이다.

산업부는 신규 계약이 이루어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비교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9%로 약 4배 확대된 탓이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도 1.4배 늘었다. 중국의 전자·통신 장비 수출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12.3%에서 2018년 31.6%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6.0%로 전망했지만 5%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얼마 전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세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중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포인트(p) 하락하면 우리 수출은 1.74%p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를 보면 사스가 기승을 부리던 2003년 당시 5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은 3.5%로 전월 대비 15.7%p가량 하락했다. 그해 수출 증가율은 평균 19%를 웃돌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수출입동향 발표 자료에서 "정부는 앞서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수출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역금융 확대, 취소된 전시회 등 피해 지원, 온라인 마케팅 및 화상상담회 확대, 분쟁 조정 지원, 코로나19 피해기업 확인서 발급 등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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