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독립성 강화에는 긍정적... 삼성 특유의 '초격차'에 제동 우려
'MB 사람' 평가에 현 정권과의 코드를 맞출지 의문 시각도 제기
해박한 '경제통'이지만 IT 쪽의 전문성 '백지' 문제

 

[FE금융경제신문= 최원석 기자]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선임한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의 이사회 독립성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삼성 특유의 '초격차'에는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재완 전 장관이 거시 경제 등에 해박한 '경제통'이긴 하지만 이력을 살펴볼 때 IT 쪽의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로 지적한다.

또 박 전 장관이 기획. 추진력 등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B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현 정권과 얼마만큼 코드를 맞출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주총에서 별도 정관 변경 등을 하지 않는 한 외부인사인 박재완 신임 이사회 의장이 이사회 소집이라는 막대한 권한을 홀로 쥐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이같은 급격한 이사회 구성 변경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차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등에 따라 지난해 10 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등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내부의 목소리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다음달 주총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과 경영지원실장인 최윤호 사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등재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외이사의 권한이 막강해진 상황에서 예전 같은 발빠른 경영 행보는 어렵다는 지적이 크다.

특히 이사회와 자칫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대규모 투자집행 등이 지체될 수도 있어 삼성 특유의 '초격차'에는 제동 이 걸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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