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소비·제조 등 경제활동 얼었다
작년 4분기 역성장,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질 것

<사진=뉴시스 제공>

[FE금융경제신문=정보금기자]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가 일본이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지난 5일 발간한 ‘코로나19,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더 큰 피해를 줄 것’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1%로 하향 조정하면서 일본은 -0.4%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성장은 GDP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으로서 가장 좋지 않은 거시경제적 지표라 할 수 있다. 그 나라 국경 내에서 생산된 서비스, 재화의 절대량이 줄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앞서 2019년 4분기에 소비세 인상과 기상악화로 GDP가 전분기비 -1.6% 위축한 모습을 보이며, 2014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올해 초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사태가 심화되고 장기화 되면서 소비, 관광, 제조업 등 일본 경제활동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끌어가던 소비 부문의 둔화가 뚜렸해지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에서 발표한 2월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비 0.7포인트 하락해 38.4를 가리켰다.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수치가 전월비 떨어진 건 지난해 소비세 인상 직전인 9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유동인구 감소에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의 매출 타격은 더욱 극심해 보인다. 니혼게이자이가 빅데이터 업체 아구프(Agoop)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월 17일부터 2월 21일까지 신주쿠역, 도쿄역, 시부야역 등 도쿄 내 3대 주요 역 주변의 유동인구는 전달인 1월에 비해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최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의 자제를 요청하고 3월 초중고 전면 임시 휴교령을 내리는 등 인적 이동의 제한으로 소비 침체는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또, 전체 일자리의 6.9%가 연계돼있는 일본 관광산업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일본 국토교통성 집계에 따르면 3월 1~7일 일본을 오갈 예정이던 국제선 왕복 항공편은 2일 기준 3500편으로 1월 20일에 비해 40%나 급감했다.

집단 감염이 확인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충격 속에 크루즈 예약 취소가 빗발치면서 크루즈 선사가 파산으로 내몰리는 사례도 나왔다. 고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객선 업체인 '루미나스 크루즈'는 2일 고베 지방 재판소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추후 방일 관광객 감소의 급증은 일본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도쿄 무역관은 방일 관광객 전체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함에 따라 약 40%의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고, 중국인뿐 아니라 유럽, 북미 등에서도 방일 자제 분위기가 확산할 우려가 있음을 전했다.

제조업도 중국발 공급망 혼란의 파장을 입고 있다. 일본 유일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야마하는 중국산 부품 조달이 막혀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에 있는 공장에서 이달 20일부터 오토바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를 미온적으로 대처한 아베 내각의 초기 대응 실패가 경제, 정책, 이벤트 효과를 낮추며 일본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상반기까지 일본 주가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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