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코 공대위, "산업은행 키코 배상안 거부는 국책은행 책무 저버린 행위"
[인터뷰] 키코 공대위, "산업은행 키코 배상안 거부는 국책은행 책무 저버린 행위"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0.03.2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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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코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조붕구 위원장
▲ 키코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조붕구 위원장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 결정이 은행들의 잇따른 거부·연기로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지난해 12월 6개 은행들을 상대로 키코 피해기업 4곳에 손실액의 최대 41%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은행별 배상액은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이다. 이 중 우리은행만 지난달 키코 배상을 완료했다. 산업은행과 씨티은행은 금감원 분조위의 배상결정을 거부했다. 하나·신한·대구은행 등은 아직까지 배상결정 수용여부를 미루고 있다.  

금감원 분조위의 배상결정이 나온지 3개월이 흐른 지금 키코 피해기업들을 대표하는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조붕구 위원장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공대위의 입장을 들어봤다.

다음은 조붕구 위원장 일문일답.

-지난해 금감원 분조위의 배상안에 대해 공대위 평가는.

키코 피해기업들과 공대위 입장에서는 금감원 분조위가 내린 키코 피해 기업들에게 손실액의 15~41% 수준의 배상 결정이 물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십년이 넘도록 피해기업들이 키코로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배상비율이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갈등의 종결을 위해 공대위는 아쉽고 부족하지만 대승적으로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였다. 

또, 굳이 배상이 아니더라도 보상적 차원이라도 은행들이 도의적인 책무를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은행들이 금융당국과 키코 피해기업을 조롱하고 있다. 산업·씨티은행은 그마저도 못하겠다고 배상안을 거부하고 있고,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배상안에 대해 수용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우리은행만이라도 키코 배상안에 빠르게 수용 결정을 내려 준 것과 또 윤석헌 금감원장이 취임 이후, 이 키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관적인 노력을 해온 점은 높게 평가한다.

-지난 2013년 대법원 판결에서 키코 계약자체의 불공정성과 사기성은 없다고 판결했다. 이때문에 은행은 법적인 책임이 없고 배상을 할 경우 배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키코는 환율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매우 작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환율이 일정부분 이상 하락하면 계약이 자동 소멸되어 기업이 환손실에 그대로 노출된다. 환율이 일정부분 이상 상승할 경우 환율 상승폭의 2배 이상의 큰 비율로 손실을 입게 된다.

키코는 말하자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축구 시합 같은 게임이다. 환율이 일정 폭 이하로 떨어지면 계약이 무효가 되지만 일정 폭 이상 오를 경우 그 손해액은 무한대로 커져 기업이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다.

키코 피해기업과 공대위는 지난 2013년 대법원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키코 사건 재판도 포함되어 있다는 문건도 이미 드러났다.

당시 주요 사회 사건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대법원은 약자가 아닌 기업체나 국가 쪽의 편이었다. 키코 판결은 다분히 정치적인 재판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고 키코 사건이 재판거래의 희생양이 됐다. 

-씨티은행과 산업은행의 분조위 배상결정 거부에 대한 공대위의 입장은.

씨티은행은 키코 상품을 한국에 들여와 건실한 수출기업들을 도산에 이르게 한 장본이다. 씨티은행이 지난 2012년 일성하이스코 기업회생 때 분쟁조정 배상액인 6억원을 휠씬 초과하는 규모의 미수 채권을 감면해준 바 있다는 이유로 배상을 거부했다는데 씨티은행의 키코 상품이 아니었으면 건실한 일성이 기업회생절차를 겪을 일도 없었다.

씨티은행은 주식회사 일성의 기업회생절차 진행과정에서 확정 채권액인 63억원 중 일부는 현금변제하고 나머지는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을 주식으로 변제받고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 회생절차에서 미수채권을 주식으로 변제받았는데 도대체 무엇을 탕감해줬다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키코사태의 원흉인 씨티은행은 외국계 은행이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배상안을 거부했다는 것은 휠씬 더 실망스럽다.  

국책은행은 민간은행보다도 휠씬 더 강도 높은 금융소비자 보호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임 핑계를 대면서 금감원 분쟁조정안 마저 거부한 것은 국책은행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법률자문을 받아 배임우려가 있어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을 거부했다는데 금감원 분조위가 배상결정을 할 때 은행의 공공적 성격, 평판 리스크, 소비자보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배임 문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설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조위의 결정을 거부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 서울시에서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집회 허가가 나는 시점에는 키코 공대위는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의 집회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산업은행과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규탄할 것이다. 다른 시민단체들과도 연대해서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안에 대해 아직 결론을 못 내리고 있는 은행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우선 우리은행의 선도적 피해배상에 박수를 보낸다.  

이럴 때 금융소비자를 위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가에 따라서 미래의 은행의 평판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키코 분쟁조정안을 성실히 수용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가 은행들을 평가하는 큰 요소가 될 것이다.

키코 피해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DLF와 라임 사태가 터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은행들이 금융소비자 보호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키코 배상에 얼마나 성의있게 나서는 가에 따라서 은행들이 비로소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배상에 적극 임해 줄 것을 촉구한다.

-향후 활동 방향은.

은행들이 지체 없이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수용하는 것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간 지속된 키코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키코 사태 이후, 은행들이 환헤지 상품을 전혀 팔지 못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키코 때문에 우량 수출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보면서 누가 환헤지 상품을 가입하려고 했겠는가.

장기적으로 보면 은행들이 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은행들의 이익을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코 공대위는 은행들이 소비자 보호에 앞장 설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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