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국내선도 안 띄우는게 낫다고 판단"

17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운항이 중단돼 청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17(사진=뉴시스 제공)

[FE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생존위기에 처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대형항공사도 비행기를 띄울 곳이 사라지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4일부터 국적사 최초로 국내선·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 이후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이스타항공은 김포·청주·군산 제주행 국내선도 한 달간 안 띄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미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LCC도 모든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 현재 LCC가 띄우는 국제선 노선 항공편은 인천~도쿄·오사카, 진에어 인천~세부·조호르바루 노선뿐이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악화하며 LCC들은 경영상 동원 가능한 카드를 모두 썼다. 연차 사용 독려·분산 근무제·무급휴가·경영진 임금 삭감·사표 제출 등 이어졌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제는 인력 감축 수순만 남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달 임직원 급여가 60% 밀린 이스타항공은 3월 임금까지 미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모든 국제선·국내선을 약 한 달간 비운항하며 또한 희망퇴직까지 검토중이다.

대형항공사들도 코로나19 사태에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도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이 버티고 있어 비교적 타격이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쇼크는 대형항공사도 패닉에 빠지게 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13개 미주 노선 중 4개 노선, 14개 유럽 노선 중 12개 노선을 비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6개 미주 노선 중 3개 노선, 8개 유럽 노선 중 7개 노선의 운항을 멈췄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 1일부터 16일까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도 운항하지 않기로 해, 해당 기간 전유럽 노선을 비운항한다.

항공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사태로 휘청이는 가운데, 업체들은 정부의 추가 지원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17일 LCC에 최대 3000억원 긴급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달 18일 항공기 착륙로 20% 감면, 3~5월 항공기 정류로 면제 등 추가 지원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은 이 같은 대책안이 위기 극복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유동성 지원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특히 LCC들은 경영안정자금을 무담보·장기 저리로 긴급 지원해달라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단의 조치 없이는 셧다운 도미노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항공업계의 생존을 위해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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