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본주택에 수만 명이 방문하는 '집객 효과' 청약 성적의 바로미터 풍속도 바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이버 견본주택 등장
최근 분양한 힐스테이트 부평, 과천제이드자이 등 대표적
유명 리포터와 부동산 전문가가 함께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통해 소비자와 소통

 

[FE금융경제신문= 김용주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배달주문.배송업체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분양시장 등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마케팅 시장에도 비대면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 인천 송도에 분양하는 복합단지 '송도 AT센터'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견본주택 운영이 어렵게 되자 새로운 비대면 마케팅 수단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이 분양 업체는 최근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인 인천테크노파크(ITP) 재단의 사내식당에 사업지 소개가 부착된 칸막이 약 350개를 설치·기증했다.

이 업체는 지난 1월부터 오피스텔 471실을 분양 중인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청약 수요자들과 만나 설명하는 대면 홍보가 제한되자 이 같은 아이디어를 활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분양 관계자는 "외부 홍보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한 마케팅"이라면서 "홍보도 하고 감염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6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이 강화되는 등 분양 홍보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분양업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던 고객 대면 창구는 매우 금요일에 문을 여는 견본주택이었다. 견본주택에 주말 사흘간 사람들이 수만 명이 오가면서 생기는 '집객 효과'는 청약 성적의 바로미터였다. 분양 단지에 대한 모든 궁금증도 상담직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 같은 접점이 사라졌다. 사이버 견본주택이 등장한 것은 사실상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업계에서는 하지만 막상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 이후 고객들의 주목도가 높다는 데 놀라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연 순천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 홈페이지에는 오픈 이후 3일간 누적 접속자 수만 4만여 명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VR(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으로 시너지를 내는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실내 평면을 VR로 구현해 실제 내부를 둘러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데다, 분양 전문가가 동영상을 통해 직접 세대별 VR 영상과 단지 모형과 주변 입지 등을 분석해 설명해주기에 단지에 대한 이해가 쉬웠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 최근 분양한 힐스테이트 부평, 과천제이드자이 등은 유명 리포터와 부동산 전문가가 함께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에 나서는 등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견본주택을 지어 분양 예정단지의 면면을 알리는 전통적인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 견본주택만으로도 완판 신화를 이루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45.7대 1), 과천제이드자이(193.6대 1), 힐스테이트 부평(84.3대 1),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22.3대 1) 등은 모두 1순위에서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앞으로도 흥행이 보장된 인기 사업지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는 곳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미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의 배너(광고) 클릭수, 사이버 홍보전시관 접속자수 등은 분양 단지의 청약 성적을 예견할 수 있는 지표가 된지 오래"라며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 19가 장기화 여부에 따라 비대면 마케팅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상현실(VR)과 사이버모델하우스를 통해 유니트 관람을 대신하고 페이스북,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고객과 접촉면을 늘리려는 시도가 활기를 띌 전망이다.

오프라인 분양광고 시장도 다양한 이색 아이디어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된 구내식당 칸막이 설치 광고의 경우 코로나19의 직장 내 집단감염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대면식사를 금지하자, 구내식당에서 일렬로 앉아 벽을 보고 밥을 먹는 모습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실제 광고 홍보 수단이 된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유튜브를 통한 마케팅 강화를 기본으로 배달앱 통한 주문시 사업지 광고 전단을 함께 제공하거나 등산 등 감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외부 홍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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