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푸르덴셜생명 품고 웃을 수 있을까?
KB금융그룹, 푸르덴셜생명 품고 웃을 수 있을까?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0.03.2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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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2000억대로 본 입찰 … 복병은 판세 보는 MBK파트너스일수도
생보업계 위기 속 오버페이라는 말도 … 업계선 가능성 반반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푸르덴셜생명 본 입찰에서 KB금융그룹이 2조 2000억원을 써냈다. 본 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이 1조 5000억원을 써낸 것과는 다른 사뭇 높은 금액이다. 벌써부터 KB금융이 최종 승자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제로금리까지 떨어진 보험업계 위기는 가속화 중이다. 그래서 2조 2000억원도 미래가치를 다 감안해도 금액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때문에 KB금융그룹이 졸지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앞으로 행보가 주목 될 전망이다.

◇ 2조 2000억대로 본 입찰 … 복병은 판세 보는 MBK파트너스일수도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입찰에 2조 2000억원을 써냈다고 전했다.

원래도 2조원 초반대로 입찰을 하려했던 KB금융그룹 입장에선 바뀐 건 없다. 오렌지 라이프를 매각하며 경업금지 조항에 걸린 MBK파트너스가 2조원 후반대로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바람에 알짜 생보사를 또 빼앗길 수도 있다는 논란에 고민했으나 그대로 간 셈이다.

문제는 한 달 전 예비입찰 때와 다르게 기준금리가 제로금리로 주저앉으면서 푸르덴셜생명 가치도 한 달 전과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생명을 매각하려고 했던 미국 푸르덴셜그룹이 한국 법인을 매각 하려했던 것도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더 들고 있기 힘들다는 판단이었는데 매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위기가 터진 셈이다.

난감해진 건 예비입찰을 참여했던 사모펀드와 KB금융그룹이다.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MBK파트너스는 정작 본 입찰에 나서지도 않고 있다. 제2의 MBK파트너스가 되겠다며 나섰던 IMM PE와 한앤컴퍼니는 1조 50000억원 대로 기존 예비입찰 금액보다 5000억원을 낮춰 입찰했다.

물론 아직 눈치싸움은 진행 중이다. 예비입찰 상황을 지켜보던 미국 푸르덴셜그룹이 본인들이 원했던 3조원 대 가격이 나오지 않자 입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언제든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의지를 가지면 누구라도 입찰하도록 열어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스토킹호스로 MBK파트너스를 정해놓고 다른 입찰 후보들 베팅규모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스토킹 호스란 회사 매각 전 인수의향사에게 공개입찰을 전체로 가계약을 맺는 상황을 말한다. 경쟁이 치열해져 매각사가 높은 금액을 베팅하는 다른 회사가 나올 경우 가계약을 끊고 더 좋은 후보와 거래할 수 있다. 다만 그렇지 않다면 가계약을 맺은 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거래를 하게 된다.

예비입찰에 나섰던 MBK파트너스가 예비입찰에서 2조원 후반대로 입찰한 상황에서 제로금리로 떨어졌다고 해서 급격하게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지적도 있는 만큼 KB금융이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 될 가능성도 큰 상황인 셈이다.

◇ 생보업계 위기 속 오버페이라는 말도 … 업계선 위기 뒤집어 쓸 가능성도 제기

한 가지 걸리는 점은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 생명을 막상 인수해도 수익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위기가 아니다. 제로금리로 추락하면서 역마진 우려는 점점 커지는 중인데다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를 받아도 막상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은 것이 핵심이다. 결국 해외자산운용으로 시선이 몰려가는 것은 맞는데 해외 사정도 여의치 않다.

2조원대로 높은 금액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푸르덴셜그룹 입장에서는 제로금리 여파 한 방에 8000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생각을 할 수 있으나 푸르덴셜생명의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 높은 금액이다.

푸르덴셜생명 매각을 생각하던 푸르덴셜그룹 차원에선 그동안 푸르덴셜생명을 알짜 보험회사로 보일 필요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이익과 RBC비율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채권매각과 자산 팔아가며 겨우 수익 방어했던 정황들이다.

그래서 막상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도 얼마나 더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종신보험에서 강자인 푸르덴셜이 종신판매가 줄어드는 생보업계 상황을 모를 리도 없고 난감한 셈이다.

KB금융그룹 입장에선 신한금융그룹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2019년 당기순이익 기준 917억원 차이난다. 저금리 상황도 급격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낮아 KB금웅그룹의 명확한 비전 없이 리딩뱅크 탈환을 목적으로 인수에 나서는 것은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KB금융그룹이 본 입찰에 나선 상황에서 물러나기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더 높은 금액을 불러 인수에 나서기엔 수익악화가 불가피하고 반대로 매각이 물 건너가면 리딩뱅크 탈환이 요원해지니 최대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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