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기주총...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 찬성 56.67%, 반대 43.27%로 통과
의결권 행사 주식 총수 5727만6944주 중 주식 수 4864만5640주 참석
경영권 분쟁 일단락되며 한진그룹은 '조원태 중심 경영체제' 공고히

 

[FE금융경제신문= 최원석 기자] 한진그룹 '남매의 난'은 남동생의 승리로 끝났다.

27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제7기 정기주총에서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3자 주주연합'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조 회장과 주주연합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한진그룹은 '조원태 중심 경영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주총에는 의결권 행사 주식 총수 5727만6944주 중 주식 수 4864만5640주에 해당하는 3619명(위임장 제출 포함)이 참석했다.

이날 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56.67%, 반대 43.27%로 통과됐다.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또 다른 후보인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도 찬성 56.95%, 반대 42.99%로 통과했다.

반면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은 찬성  47.88%, 반대 51.91%로 부결됐다.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안도 찬성 43.26%, 반대 56.52%로 부결됐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선임안도 찬성 43.87%, 반대 55.84%로 부결됐다.

사외이사 선임안과 관련해 한진칼 이사회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석동, 박영석, 임춘수, 최윤희, 이동명 후보에 대한 선임안은 모두 가결됐다.

그러나 주주연합 측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서윤석, 여은정, 이형석, 구본주 후보에 대한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다. 주주연합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는 단 1명도 이사회 진입에 하지 못했다.

이날 낮 12시 넘어 주총이 시작된 이후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모든 사내·외 이사 후보에 대한 투표 진행 및 결과 발표까지 약 3시간45분이 소요됐다. 이처럼 시간이 지체되며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총 지연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주총 중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 좁은 공간에 3~4시간 동안 주주들이 있었다"고 토로하며 "차기에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해 주총이 지연되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장시간이 소요된 이번 주총의 결과에 따라 조원태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남매의 난'도 일단락된 모양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말 KCGI, 반도건설과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하고, 조 회장 중심의 현 경영 체제를 반대해 왔다.

조 회장은 주총 승리에 따라 한숨을 돌리게 되면서, 업황 악화에 신음하는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 등의 위기 극복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이날 주총 의장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2020년은 연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며 슬기롭게 극복해 온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위기 극복은 물론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위기 타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다만 주총 이후에도 주주연합 측의 견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과 대립해왔던 주주연합은 주총 이전부터 주총 결과와 별개로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경영권 분쟁 장기전에 대비해 양측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하고 있다. KCGI 측은 지난 24일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추가 취득해 3자 연합의 지분율이 총 42.13%가 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은 현재까지 41.4%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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