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마당발’ 소리 들으며 매일 고객 20여 명씩 만나 … 관리 고객만 3000명
코로나19 극복 위해 소상공인 고객 살리기 앞장 선행도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저를 믿어준 고객이 없었다면 결코 달성할 수 없었을 거예요. 설계사라는 직업에 사명감을 갖고 고객을 가족처럼 살피니 성공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더군요”

1000주 연속으로 매주 3건 이상의 보험계약을 맺은 설계사가 나와 화제다. 주인공은 재무설계사(FP) 경력 27년차인 교보생명 정금옥 FP프라임리더다.

정 FP는 1000주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3건이 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1년 1월부터 시작해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대기록이다.

보험업계에선 1주일에 보험을 3건 맺는 것을 ‘3W(3 per Week)’라고 말한다. 3W는 ‘꾸준함과 성실함의 상징’으로 통하며, 보험왕만큼 달성하기 힘든 기록으로 여겨진다.

정 FP의 활동무대는 경기도 이천.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오랜 기간 꾸준한 성과를 올리는 비결은 뭘까. 그는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고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했더니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를 FP로 이끈 건 “노력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다”는 한마디였다.

“재무설계사를 시작하면서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 이천이 중소도시다 보니 큰 계약보다 발로 뛰는 걸로 승부를 걸었죠.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계약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싶어 3W를 시작하게 된 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정 FP는 아침 6시에 하루를 시작해 밤 10시까지 매일 20~25명의 고객을 만난다. 설계사를 시작할 때부터 스스로 세운 원칙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그만의 성공방정식인 셈이다.

“매일 20명 이상 고객을 만나면 1년에 고객 얼굴을 2~3번 정도 볼 수 있어요. 오랜 기간 고객과 마음을 나누다 보니 이제는 가족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죠”

그가 현재 관리하는 고객은 3000여 명. 전화번호만 봐도 고객 이름과 직업, 가족관계 등을 술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가입 후에도 꾸준히 고객을 찾아 정성을 기울이며 쌓은 신뢰가 지금의 성공을 만든 밑거름이 됐다.

오랜 기간 알고 지낸 고객이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 주는 경우도 다반사다. 손바닥 보듯 곳곳을 누비다 보니 고객들은 그를 ‘이천의 마당발’이라 부른다.

최근에는 이런 특기를 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이천 지역 소상공인 살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수입의 반을 떼어 고객들로부터 판로가 막힌 농산물, 과일 등을 구입해 다른 고객들에게 선물하고 있는 것.

“고객의 상당수가 소상공인이라 걱정이 많죠. 고객을 만나면서 알게 된 질 좋은 먹거리를 다른 고객들에게 선물하면 그 맛에 반해 단골 고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고객과 고객을 자연스레 연결해 주며 더불어 사는 기쁨을 느낍니다”

정 FP는 매일 아침 보험금 청구, 각종 보험 관련 문의 등 도움이 필요한 기존 고객을 살피며 하루를 시작한다. 지금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보험을 알고, 보험을 통해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우선 목표다.

그는 “고객이 보험을 잘 유지해 보장혜택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 FP 본연의 사명”이라며, “보험을 통해 역경을 극복한 고객이 고마움을 전할 때 무엇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 직업은 거절의 연속이에요. 하지만 고객을 위해 멈출 순 없었죠. 3~4번, 많게는 10번 정도 설득한 끝에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이 보험을 통해 암과 같은 큰 병을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한 모습을 보면 설계사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비도 있었다. 2016년 고객을 방문하고 오던 길에 다리를 크게 다쳐 12주 진단을 받은 것. 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을 권유했지만 고객들이 눈에 밟혔다. 수술만 받고 곧바로 퇴원한 후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깁스한 다리로 시장에 가 인사를 드렸더니 5명 중 3명은 제 고객이더라고요. 고객들이 걱정하면서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그 동안 쌓아둔 친분 덕을 톡톡히 봤죠. 그 해에 오히려 성과가 좋아 고객보장대상(연도대상)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주말도 없이 보험에만 매달리다 보니 엄마로, 아내로서 늘 미안하다고 말한다.

“설계사를 시작할 때 4살이던 아들은 결혼해 손자도 낳았고, 2살이던 딸은 명문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어요. 아이들을 많이 챙겨주지 못했는데 잘 자란 모습을 보면 대견하고 고맙죠. 이제는 저를 100% 믿고 응원해주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에요”

정금옥 FP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니 10년이 지나고, 1000주가 되더라고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오랜 기간 모범적으로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좋은 발자취를 남기고 싶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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