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B금융투자 한국노총 최병훈 위원장 "4년간 3차례나 인사 발령"
[인터뷰] DB금융투자 한국노총 최병훈 위원장 "4년간 3차례나 인사 발령"
  • 안다정 기자
  • 승인 2020.05.08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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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도곡→평촌→화성으로.. 본사와 점점 멀어져 갔다"
최하위 등급 폐지하고, 노조 가입이 자유로워질 수 있길 기대
직원-회사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노사 관계 구축하는 데 힘쓸 것
인터뷰하는 DB금투 최병훈 한국노총 위원장
인터뷰하는 한국노총 DB금투 노동조합 최병훈  위원장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한국노총 연합노련 DB금투 노동조합 최병훈 위원장과의 인터뷰

DB금융투자 고원종 사장은 동부증권 시절부터 회사를 진두지휘해왔다. 직원 평가제를 통해 등급별로 연봉 삭감 폭을 달리하는 ‘C등급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성과주의라는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지만, 사실상 고용 안정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또 C등급을 받은 직원들은 계약직으로 전환된 후 사실상 ‘명예퇴직’을 강요 받았음을 주장했다. 이후 회사 측은 노조 탈퇴 등 크고 작은 구설에 휘말렸다. 현재 DB금투의 노조는 현재 두 갈래로 나뉘었다. C등급 제도가 불러온 여파가 그만큼 컸던 셈이다.

DB금투 노조는 창립 36년 만에 결성됐다. 민주노총 노조다. 직원 사이에서도 문제의식에 공감대를 이뤄 두 자릿수까지 늘어났다. 노조 출범의 탄생을 알리며 임단협과 C등급 제도 폐지 등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커졌다. 하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했고, 본사와 지점 간 차별이 잇따랐다. 이로써 노조도 파열음을 내며 와해되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한국노총 DB금투 최병훈 위원장은 초대 노조 결성 당시 수석 부위원장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노조 결성 후 그는 궁지로 내몰렸다. 4년간 3차례의 지점 인사 발령을 당하며 본사와 멀어졌다고 토로했다. 여의도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강남 도곡에서 평촌으로, 평촌에서 다시 화성으로 옮겨가며 여의도와의 물리적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최 위원장은 2년마다 발령을 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회사가 임단협에 응하지 않겠다는 조치이며, 보복성 발령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고생하고 있지만 본사와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DB금투 한국노총 연합노련 출범일
DB금투 한국노총 연합노련 출범일

다음은 최병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1. 새 노조 출범 배경은?

새 노조는 기존 노조의 방식으로는 단체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출범했다. 기존 노조는 민주노총인데, 한국노총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한국노총이 노사 합의를 대함에 있어 조금 더 온건하다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갈등을 갈등 그 자체로 두는 게 아니라 갈등을 풀어나가고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분위기다. 사측과의 대화에 늘 열려있기 때문에 언제든 단협을 진행할 수 있다.

위원장으로서 임무가 막중하다. 개인적으로는 위원장이 되면서 책임의 무게가 더 늘어났다. 사실 전 노조에서도 수석 부위원장이었다. 노조를 다시 결성하는 게 낫겠다 싶었던 이유는 우리는 대화와 타협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었다. 현재로써는 사측과의 원만한 대화가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다.

2. 증권업계 전반에서 강조되는 성과주의가 고용 불안정과도 연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과주의가 좋게 포장하면 좋은 건데, DLF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나친 경쟁이 조직 문화를 험악하게 만들고, 차별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고용이 안정적으로 보장받고, 성과 안 좋다고 내보내는 일이 없으면 누구나 애사심 갖고 일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회사가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서 강조하는 부분이 성과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다. 임금 삭감 폭을 20% 정도로 줄이자는 거다. 특히 발령을 내는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영업 지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고객과의 친밀감도 떨어지기 마련이지 않나. 중소 증권사는 영업이 중요한데, 발령을 멀리 보내는 건 영업 기반마저 무너뜨리는 일이다. 최소한의 영업 기반을 보장하되, 성과주의만으로 직원을 재단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3.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생계까지 위협받지 않나. 노동자와 회사 간 갈등이 있을 것 같다.

일단 본사 직원과 지점 직원 간 연봉이 다르다는 점이 힘들다. 생계와 직결되는 게 연봉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다. 부장 기준이지만 연봉이 40%까지 깎이면 생계가 힘들어진다. 최하위 고과 때문에 임금이 30%나 삭감되고, 지점이라서 또 10% 정도 삭감되면 사실상 40%나 연봉이 깎이는 거다.

본사 직원이 지점 직원보다 연봉을 더 받는다. 같은 일 하는데 연봉은 다르다.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본사 직원이 문제 제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노동자와 노동자가 분열된다.

적당한 경쟁보다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적당한 경쟁이면 수긍한다. 임금 삭감 폭을 30%에서 20% 정도로 하자는 거다. 다른 증권회사와 비슷하게. 그렇게 하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제가 주장하는 건 두 가지다. 노조 가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고과 최하위 등급 폐지다. 3년 전만 해도 고과에서 최하위 등급이면 연봉을 70% 삭감했다. 개인적으로 사비를 400만원 정도 들여서 변호사를 고용했다. 노동부 중노위에서 화해조서 합의를 통해 30%로 삭감하는, 상향 조정을 끌어냈다.

그런데 문제는 또 독소 조항이 있다는 점이다. 본사와 지점 간 10% 임금 격차가 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40% 수준까지 깎이는 거다. 현재로써는 본-지점 간 임금 격차 해소보다 최하위 등급을 폐지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회사랑 규모 비슷한 교보증권이나 SK증권 같은 모델이 좋다고 본다. 고용 안정성도 높고, 직원들도 만족하면서 다닐 수 있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매년 공채로 직원을 뽑는데 직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노조가 모범해서 직원과 회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노조를 회사의 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 하겠다. 직원이 어려움을 겪으면 도움을 줄 수 있고 회사가 난처해지면 다 같이 합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겠다.

안다정 기자  yieldabc@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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