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11조 2천억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16조 6천억원 증가
2, 3월 연속 사상 최대 증가 보였던 은행 가계대출은 증가폭 크게 감소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가릴 것 없이 은행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7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6월 이후 사상 최대치다. 직전 사상 최대 증가폭인 지난 3월(18조7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증가 기록을 경신했다.

4월 기업대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대기업은 11조2000억원, 중소기업은 16조6000억원의 대출을 받아갔다.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가 받아간 대출이 10조8000억원을 차지한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로 자금난이 심해진 상황에서 정부·은행의 자금 수혈과 함께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들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이 얼어붙자 역시 은행 대출을 통해 유동성 적극적으로 경영자금을 확보하면서 큰 폭의 대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올해 2, 3월 연속 사상 최대 증가를 보였던 은행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4월 가계대출은 915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 9조3000억원, 3월 9조6000억원 늘어나며 고공행진세를 이어오다 큰 폭 둔화한 것이다. 증가 규모는 지난 1월(3조7000억원)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적었다. 다만 4월 기준으로는 2018년 4월(5조20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늘었지만 전월(6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주택매매와 전세 관련 대출 등이 둔화한 영향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월 8000호에서 3월 4000호로 급감했다. 이러한 둔화세가 4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 거래량도 2월 1만3000호에서 3월 8000호로 줄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전년동월대비로는 1조2000억원 늘어났다.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가계 기타대출은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6000억원) 이후 2월 1조5000억원, 3월 3조3000억원 늘었다가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3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개인 주식투자 관련 대출수요가 4월에는 축소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카드 결제를 위한 자금 수요 등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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