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5월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데 하반기 본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말 대출 연체율은 0.21∼0.33%로 집계됐다. 4월 말 기준 0.21∼0.33%였던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2%포인트씩 상승했다.  

통상 은행들은 3·6·9·12월에 정기적으로 부실 채권을 매각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3월 일시적으로 하락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을 보면 큰 흐름상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0.32%에서 0.17∼0.33%로 각각 0.01∼0.02%포인트 상승했고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0.22∼0.38%에서 0.24∼0.41%로 은행별로 0.02∼0.05%포인트 늘었다.

특히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 폭이 대기업과 개인사업자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중소기업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쉬운 대기업에 비해 위기에 대처하기 어렵고 정부의 코로나19 자금지원이 소상공인에 집중되면서 소외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월 주요 시중은행 중소기업 연체율은 A은행은 4월 0.39%에서 0.43%로, B은행은 0.67%에서 0.72%로 각각 0.04%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은행권에서는 5월 연체율 상승에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반영되긴 했지만, 여파가 본격화하지 않았고 소상공인 대출 자체가 늘어서 실제로는 연체액이 늘었는데 곧바로 연체율 증가로 잡히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연체율 상승폭이 커지는 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체율은 경기 후행지표인 만큼 코로나19 영향을 재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코로나19 발생 직후 은행 대출자산이 급격하게 늘면서 신용 리스크를 안았기 때문에 연체율 증가는 하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