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입장문 발표 하루 반나절만에 공식 반응 내놔
일단 인수의지 표명 환영 ... "협상 적극적으로 임해야"
양측 기싸움 더 치열해질 전망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 재검토를 요청한 것에 대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가지고 향후 공문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테이블에 직접 나오라고 현산의 태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10일 KDB산업은행은 보도자료 통해 "현산 측의 인수의지 표명에 환영하나, 인수확정 조건에 관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으로 하루 반나절이 지난 시점에 나온 채권단의 공식 반응이다.

전날 현산은 4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을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사실상 아시아나 인수 조건 재검토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했다.

아시아나 가치와 시장상황이 크게 변한 만큼, 조건 재협의 없이는 기존 계약 내용대로는 인수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현산 측은 아시아나 인수 확정 조건으로 ▲ 아사아나항공의 재무제표의 신뢰성 확인 ▲ 아시아나항공 경쟁력 확보 지원책 ▲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ㆍ존속할 수 있는 방안 마련 ▲자본구조 변경시 대책 등을 제시했다.  

산은은 이같은 요구에 "현산 측이 그동안 인수여부에 관한 시장의 다양한 억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 피력이 늦었지만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힌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현산 측이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향후 공문 발송이나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협상 테이블로 직접 나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답했다.

이어 "현산 측이 보도자료에서 인수를 확정하기 위한 제시 조건으로 밝힌 것은 이해관계자 간 많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서면으로만 논의를 진행하는 것의 한계가 있음에도 현산 측이 서면을 통해서만 논의를 진행하자는 의견에는 자칫 진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인 산은이 현산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산이 인수 의지의 변한이 없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사전 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낸 현산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양측 모두 재협상을 염두해 둔 사전 기싸움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단 산은이 사실상 현산의 재협상 제안을 수용하면서 양측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단 양측이 협상에 나서면서 인수 종료 시점은 이달 27일에서 6개월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하며 이달 27일로 종료시점을 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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