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 고소득자 기부 유도했지만, 당초 기대치에 한참 못미쳐
10일 기준 신청과 동시 기부는 15만4249건에 총 275억8000만원
수령한 이후 기부 신청 건수 1537건에 6억3000만원
미신청으로 인한 자동기부는 8월 18일 지나야 집계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첫 날인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2.3가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청서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첫 날인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금호2.3가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청서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고소득자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유도했지만, 당초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17일 정동만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 긴급재난기부금TF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집계된 기부금은 15만5786건, 282억1000만원이다. 이미 13조원 이상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린 것을 감안하면 기부율이 1%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미신청으로 인한 자동기부 규모는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이 후인 8월 18일이 지나서야 알 수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방법은 카드사 홈페이지 및 주민센터 등에서 신청과 동시에 바로 기부하거나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에 기부하는 방법,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 동안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아 자동으로 기부하는 방법 3가지다.

10일 기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동시에 기부한 건수는 15만4249건으로 총 275억8000만원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이후 기부를 신청한 건수는 1537건으로 6억3000만원이었다.

당초 정부는 14조2448억원의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면서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왔다. 전 국민 지급으로 행정편의성을 높인 만큼 형편에 여유가 있는 가구는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해 부족한 재원을 메꾸려고 한 것이다. 또 기부금을 코로나19로 인해 급속히 고갈되고 있는 고용보험기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와 여당은 전체 재난지원금의 10~20% 수준인 1조4000억~2조8000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전망왔지만 10일 기준으로 집계된 기부금은 282억원 남짓으로 한참 모자란 수준이다.

아직 최종적으로 기부금이 얼마인지는 확정되려면 두 달여 가량이 남았지만 지급률을 감안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재난지원금은 누적 2160만 가구에 총 13조5908억원이 지급됐다. 지급 대상 가구의 99.5%가 이미 재난지원금을 받아갔기 때문에 미신청으로 인한 자동기부금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까지 접수된 기부금 중 카드사를 통해 기부된 기부금이 14만7419건, 금액은 256억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기부액의 91%가 카드사를 통해 기부된 것이다.

카드사별로는 접수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신청은 신한카드가 3만9029건, 금액은 56억4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씨카드가 3만3532건(54억300만원), KB국민카드 1만8543건(39억8100만원), 삼성카드 1만6245건(31억6000만원), NH농협카드 1만3720건(25억1900만원), 현대카드 1만551건(19억200만원), 하나카드 9898건(19억7500만원), 롯데카드 5901건(11억1400만원) 순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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