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왜 개인들만 항상 90% 이상 돈을 잃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범
"스포츠나 게임처럼 주식시장 룰 공정해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개인만 일방적 손해"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개인정보 관련) 시급"

[사진=금융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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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작년 10월 최초로 출범한 소액주주 권익 보호 단체다. 코로나19 사태로 개인투자자가 동학개미운동을 벌여 그 존재감이 커진 가운데, 현재 증권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주식 거래세와 금융 관련 법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정의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1.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출범 배경은

“정부가 허가를 내준 주식시장에서 왜 개인들만 항상 90% 이상 돈을 잃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스포츠나 게임처럼 주식시장도 룰이 공정해야 한다. 그런데 살펴보니 개인투자자들은 구식 무기인데 외국인과 기관은 최신형 무기로 싸우고 있는 형국이어서 싸우기 전에 이미 승부가 난 상태다. 즉,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개인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데도 당국에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돕는 이가 없으면 스스로 도와야하므로 개인투자자끼리 뭉쳐서 공정한 자본시장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뜻을 모았고, 작년 10월에 출범을 했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맏형인 경실련 간부가 운영진으로 참여했으며, 슈퍼개미로 알려진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를 고문으로 모셨다.

자본시장의 70% 거래 비중을 가진 개인투자자는 엄연한 자본시장의 주인 대접을 받아야 함에도 그동안 줄곧 찬밥 신세였다. 우리나라 각 분야가 발전하고 공정한 세상이 되었는데 자본시장만큼은 아직 낙후된 부분이 많다. 한투연이 출범한 이유이면서 지향해야 할 목표다.

2. 21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 이 법은 꼭 개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 가장 시급한 것은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개인정보 관련)이 시급하다.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수기로 공매도 주문을 하고 집계한다는 것은 이해불가다. 지금은 시간 중에 얼마든지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법 개정 전이라도 금융위원회는 가능하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서 불법을 막을 것을 촉구한다.

둘째,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후진국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은 범죄 욕구를 막지 못하는 데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되어야 맑고 공정한 자본시장이 구축된다. 21대 국회에서 꼭 통과되기를 바란다.

셋째, 주식 대주주 양도소득세 금액 산정에 본인과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 포함되는데 이것은 현대판 연좌제가 아닐 수 없다. 본인 보유분만 적용하는 것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넷째, 손익통산 규정 및 손실이월공제 규정이 신설되어야 한다. 손실은 투자자 책임이고 이익은 정부가 챙기는 것은 불합리하다. 타 법률과 상충 및 위헌 소지가 있으며, 자본시장 육성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다.

다섯째, 장기투자자에 대한 우대 법률 신설이 필요하다.

여섯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법 382조 3항에 나오는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를 추가하는 개정도 시급하다.

3. 코로나19 사태가 격화된 후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운동’ 거셌다. 개인투자자들이 개인에 그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오는데.

동학개미운동은 10년 이상 이어져 온 2000대 아래 위의 지수(박스피)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하락한 상태에서 수익의 기회를 본 개인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본다.

지난 두 번의 금융위기 때 큰 폭의 하락 후 회복했던 역사적 경험 및 거기에 더해 지난 3월 16일 시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가 동학개미운동 활성화에 불을 붙였다.

부동산에 지나치게 치우쳤던 시중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전되는 것은 당연하며, 기업 그리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개인투자자 보호에 신경을 쓰고 공정한 시장을 유지해나간다면 자본시장 활성화와 함께 국민 소득 증대 그리고 두터운 중산층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4. 2020년 한투연의 목표는? 지난해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공매도 한시 금지를 이끌어냈는데 중점적으로 개선코자 하는 부분은?

자본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주식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첫째, 한국거래소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를 금융위원회에 촉구하겠다. 국가 예산 10배 이상의 거래 금액이 오가는 금융위 산하 민간기업인 한국거래소에 대해 지난 10년간 종합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국가적 문제다.

작년에 금감원이 추진했으나 금융위 반대로 무산되었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최근 금융위 앞에서 이 이슈를 포함해서 1인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둘째, 이르면 6월 중에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국민 검사 청구서>를 금감원에 제출하겠다. 검사 청구 제도 도입 이후 단 1건만 검사로 이어졌는데 200명 이상의 청구인을 모아 2호 검사가 꼭 실시되도록 최선을 경주하겠다.

시장조성자는 주식투자자 사이에 평등권을 위배한 특혜라는 여론이 끊이지 않으며 시장교란자로 불리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번의 검사도 없었는데 시세조종에 악용될 확률이 높은 만큼 검사를 통해 공정 운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셋째, 불평등의 대명사인 공매도 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경실련 및 김병욱 의원(자본시장특위위원장)과 협력하고 제안해 개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되어있는 공매도 제도가 대폭 개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넷째, 아직은 600만 투자자를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조직 및 역량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회원 8천 명 수준으로 회원 증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개인투자자자의 힘을 지속적으로 결집해 정부와 유관기관에 보다 큰 정당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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