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자금 넘쳐나자 지점 찾는 고객 늘어
고액자산가 통상적으로 '10억'이 기준점 ... 기준 낮춘 삼성증권도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5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와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의 심리가 맞물려 증권가로 유동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격화 후 고액자산가들이 기존의 ‘안정적인 투자처’에서 모험성이 짙은 자본 시장으로 방향타를 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증권사의 고액자산가 분류 현황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한다.

◇고액자산가 통상적으로 ‘10억’ ... 증권사 조금씩 기준 달라

먼저 증권사에서 통상적으로 고액자산가로 분류하는 기준은 10억원 규모로 평균 잔액을 유지하는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는 개인 고객과 법인고객의 고객등급 부여 잔액 기준을 다르게 해 차등화를 꾀했다. 고객등급제도 상 가장 높은 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은 개인이 10억원 이상, 법인은 100억원 이상의 직전 3개월 평균잔액을 유지하거나 전월 말 잔액을 기준으로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등급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VIP로 분류되는 자산가는 3개월 자산평균잔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었다. 10만원 당 1점을 부여하며, VIP는 1만점 이상인 고객을 뜻했다. 이를 환산하면 10억원 이상 금액을 3개월 이상 유치하고 있으면 VIP가 될 수 있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은 10억 이상 자산가를 ‘톱클래스’로 분류한다고 알려져 있다. NH농협생명 우수고객 중 NH투자증권 거래고객에게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금리우대, 선물옵션예탁금, ELW 기본예탁금, 투자정보 SMS 서비스, 업무수수료 등에서 혜택을 제공한다.

전통적으로 WM 강자로 여겨지는 삼성증권은 지난해 ‘HONORS 멤버십(아너스 멤버십)’으로 우대고객 분류 기준을 세분화했다. 가장 높은 SNI 아너스 등급은 연평균자산 30억원 이상, 아너스 프리미엄 등급은 연평균자산 10억 이상이거나 일정 기여수익 이상일 때, 아너스 등급은 연평균 자산 3억원 이상, 우대고객은 연평균자산 5000만원 이상 고객이었다. SNI 아너스 등급 자산가는 전담 점포(SNI)를 통해 전문가의 컨설팅이 들어간다.

◇부동산 불패 신화? 부동산으로 재테크 하는 고액자산가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2020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쏠려 있었다. 자산 포트폴리오 중 48%가 상업용 부동산이었으며, 거주목적 주택은 30%, 투자목적 주택이 14%, 토지가 8%였다. 사실상 거주목적을 제외하고 22% 정도는 투자를 위한 자산으로 부동산을 취급하고 있었다. 특히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은 상업용 부동산을 55%나 편입해 그 비중이 평균치보다 더 높았다.

‘부동산 불패’라는 세간의 평가와 같이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서 리츠(REITs)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고객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리츠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Equity)에 투자하여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뜻한다.

자기자본 규모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말부터 DC형, IRP형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 리츠 매매 서비스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자산 관리 분야에서 일찍이 부동산 관련 투자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선보인 것.

또 유안타증권도 부동산 컨설팅을 고액자산가에게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투자자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프라이빗뱅킹(PB) 고객과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투자자문 계약 사업을 시작했다.

◇머니무브 거세지자 지점 찾는 고객 늘어… 영업인력 정비하는 증권사들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이 거세지고, 저금리 환경으로 인해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점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WM 역량이 그만큼 증권사의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미래에셋대우는 영업 인력 및 비대면 서비스 인력 보강 차원에서 인력 재배치를 실시했으며, 일부 증권사에서는 WM과 지점 영업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점포 대형화를 추진하는 등 영업 인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주식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세를 강화하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것을 시사하면서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거래세가 폐지되면 장기적으로는 고객들의 거래도 활발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권시장 활성화와 더불어 유동자금이 늘어나고 있어 증권업계의 ‘고객 잡기’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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