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KB국민은행 내 카드사업 부문에서 분사 이후 최초로 점유율 2위 올라
개인·법인 신용판매액(기업구매 제외) 기준 점유율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順
대형 카드사와 중소 카드사 격차 더 벌어져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KB국민카드가 삼성카드를 제치고 카드업계 시장점유율(MS·Market Share) 2위에 올랐다. KB국민카드가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11년 KB국민은행 내 카드사업 부문에서 전업 카드사로 독립하면서 처음있는 일로 신한카드의 1위가 굳건한 가운데 향후 KB국민·삼성·현대카드 간의 2위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올해 1분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기업구매 제외) 기준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1.97%(29조3347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카드 17.71%(23조6382억원), 삼성카드 17.67%(23조5910억원), 현대카드 16.28%(21조737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전업 카드사로 분사 이후 처음으로 0.04%포인트 차로 삼성카드를 앞서면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다만 2위와 4위의 점유율 차가 2%포인트가 채 되지 않으면서 KB국민카드가 2위를 계속 수성할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KB국민카드가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른 배경으로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법인회원 영업을 꼽고있다. KB국민카드의 법인 대상 신용판매 취급액은 2017년 11조7000억원, 2018년 12조4000억원, 2019년 14조2000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는 1분기에 3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의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는 2위를 KB국민카드에 내줬지만 점유율 자체는 지난해 4분기 17.53%에서 올해 1분기 17.67%로 늘어났다. 지난해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 종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수익성이 좋지 않은 법인 영업 비중을 줄이고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는 대신 개인 신용판매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카드사 본연의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등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수익 확보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실 경영은 자칫 점유율을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 내실경영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법인 회원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마케팅을 지양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과도한 마케팅 출혈경쟁은 당분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4위 현대카드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 15.55%에서 올해 1분기 16.28%를 기록하면서 매 분기 조용하면서 강하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코스트코와 신규 독점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기업들과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제휴 강화 전략이 점유율 확대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1분기 점유율이 모두 상승한 상위 4개사들과 달리 하위 3개사는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대형 카드사와 중·소형 카드사 간의 점유율 양극화가 뚜렸해지고 있다. 5위 롯데카드는 9.61%, 6위 우리카드는 8.68%, 7위 하나카드는 8.08%를 기록하면서 전기 대비 각각 0.17%포인트, 0.32%포인트, 0.18%포인트 낮아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카드 등 상위권 카드사와 롯데·우리·하나카드 등 하위권 카드사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소형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이나 영엽력에서 대형 카드사에 밀려 점유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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