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 앞으로 1년간 독점 판매
가입자 묶어 지급하고 남은 보험료 환급 … 건강할수록 더 많이 돌려줘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만기에 보험료를 돌려받는 사후정산형 P2P보험이 국내 최초 출시 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 입원비 보장하는 건강보험 일환 … 6개월 만기로 위험률차 이익 90% 가입자 환원

7일 미래에셋생명은 생명보험사 최초의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보험료 정산 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지난 2월 미래에셋생명은 이 상품의 기본 구조인 ‘보험료 사후정산형 건강보험’ 컨셉을 금융위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제안해 생보사 최초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 돼 5개월 간 본격적인 개발을 거쳐 미래에셋 온라인보험을 통해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입원비를 보장하는 건강보험으로 질병·재해 상관없이 입원하면 첫날부터 하루 최대 6만원을 지급한다. 기존 보험과 달리 가입자들의 보험금 지출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사후 정산해 환급하고 만기는 6개월이다.

현행 무배당 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와 회사가 지급한 보험금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 즉 위험률차 이익을 100% 주주 지분으로 귀속하도록 규정 돼 있으나 이 상품은 금융위 규제 샌드박스의 특례를 적용받아 위험률차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가 아닌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예를 들자면 보험기간이 6개월인 이 상품의 3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는 약 4000원이다. 이 중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는 3600원이다. 10명의 고객이 가입하면 보험사는 총 21만 6000원(3600원X10명X6개월)의 위험보장 수입을 얻는다. 이 중 보험사가 입원비 보험금으로 가입자들에게 6만원만 지급했다면 15만 6000원이 남는 셈이다.

기존 방식대로면 차액 15만 6000원은 고스란히 보험사의 이익으로 돌아가지만 이 상품은 차액의 90% 이상을 각 고객에게 분할하여 돌려준다. 따라서 가입자들이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보험금 총액이 줄어들어 환급금은 커지고 보험사고 방지를 위한 가입자들 노력이 반영된다.

◇ 입원 첫날부터 최대 120일까지 입원비 보장 … 보험료도 부담 없이 최대 6000원 이하

이 상품은 단순히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착한 컨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높은 가성비 역시 주목될 요인이다. ‘보험료 정산 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이란 상품명처럼 입원한 첫날부터 최대 120일까지 하루 3만원의 입원비를 기본으로 보장한다.

대학병원처럼 병원비가 비싼 상급 종합병원에 입원하면 하루 최대 6만원을 지급한다. 만약 다른 질병으로 입원하면 입원비를 또 지급한다. 만 15세부터 5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의 보험료는 남성 기준 40세 4000원대, 입원율이 다소 높아지는 50세는 6000원대로 매우 저렴하다.

부담 없는 보험료에 비해 하루 최대 6만원이라는 높은 수준의 입원비 보장으로 높은 가성비를 제공한다.

생명보험업계에서도 이 상품의 파급력에 주목하는 중이다.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제도에 따라 설계된 ‘사후정산형 P2P’ 방식의 상품은 앞으로 1년간 미래에셋생명만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이 고객의 건강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보험료가 줄어들고, 보험상품의 투명성 제고라는 기존 취지에 맞게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향후 업계 전반에 소비자 중심의 P2P형 보험상품 개발이 가속화되고, 핀테크를 접목한 보험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부회장은 “미국·독일·일본 등 선진 보험시장에서 활성화된 상호보험을 기본구조로 모바일 핀테크 기술력을 접목해 저렴한 P2P형 건강보험을 출시했다”며 “미래에셋생명의 혁신적인 시도는 소비자들에게 건강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보험료가 줄어드는 참신한 경험을 제공하고 보험상품 투명성을 높여 보험의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후불형 보험 상품이 지갑이 얇은 젊은이들을 공략하는 목적으로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과거처럼 약관이 복잡하고 가입기간이 긴 상품 기피가 원인이 된 것”이라며 “이번 상품처럼 가입기간도 짧고 보장 내역도 간편한 상품이 앞으로 주요 보험상품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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