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은행 '2020년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 발표
5월 중 M2 3053조9000억 전월 대비 1.2% 증가 ... 역대 최대 증가폭 기록
자산가격 폭등에 한은 고민 깊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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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지난 4월 시중 통화량이 3000조원을 넘어선 것에 이어 5월에는 305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공급된 유동성이 소비·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면서 통화정책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 평균잔액)는 3053조9000억원으로 4월(3018조6000억)보다 1.2%(35조4000억원)가 늘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한 2001년 12월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으로 지난 4월에 전월보다 1.1%(34조원)가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최대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를 뜻하는 광의통화(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외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다. 현금이나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자금을 묶어 시중 유동성을 가늠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금융상품별로는 요구불예금이 15조7000억원이 늘었고,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9000억원,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이 10조4000억 증가했다.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7조9000억원 감소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5조1000억원, 기업에서 14조6000억원, 기타 금융기관에서 7조원, 기타부문에서 2조9000억원이 늘어 모든 경제주체가 보유한 유동성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초 코로나19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 등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한은의 고민은 깊어졌다.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소비와 투자에 이어지지 않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만 유입돼 부작용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0%로 0.75%포인트 내리는 동안 전국 주택가격매매지수는 101.13에서 102.86으로 상승했다. 최근들어 금융시장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정부의 정책실패 책임도 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정부의 경제정책의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계속되자 지난 10일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금리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금리 정책을 재검토할 시점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리는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이라 제가 말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과도한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데 대한 우려로 보이는데 정부도 시중 유동성이 보다 생산적인 투자처를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대책이 근본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은 또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장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주식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이 몰리자 출구전략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도 광의통화에 집계되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4월, 5월 등 기업대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투자와 소비에 흘러들어 갈수 있게 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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