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올해 상반기만 126개 점포 폐쇄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사회 문제 대두 ... "은행들 공동노력" 당부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뉴시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잇따른 점포 폐쇄 확대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비대면거래 확대 추세에 언택트 바람까지 맞물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은행 영업점 감소가 고령층, 농어촌민, 장애인, 사회적약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윤 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은행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은행들의 점포망 축소는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산으로 추세적으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최근 코로나19 영향 및 순이자마진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점포 폐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은행의 점포수는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대부분의 은행들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요 비용절감 전략으로 내세워 영업점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 점포수는 2012년 7681개를 기록한 이후 2014년 7383개, 2016년 7086개, 2018년 6752개, 2019년 6710개, 2020년(3월말 기준)으로 6652개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총 126개의 점포를 폐쇄해 이미 지난해 문을 닫은 점포수(88개)보다 많은 수의 은행 영업점이 올해 상반기에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 점포 감소 추세는 빨라졌는데 아직 디지털 취약계층과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격차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아직 64.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이 87.8%, 장애인이 75.2%, 농어촌민이 70.6%으로 나타났는데 아직 디지털 정보 격차가 현저한 수준이다.

윤 원장은 "(은행들이) 스스로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범위내에서 점포를 축소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감독측면에서도 점포 폐쇄와 관련한 금융소비자보호 차원의 감독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점포 폐쇄로 인해 금융소비자, 특히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공동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