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위메프, 전자상거래에 배달앱 붙여 고속성장
배민 수수료 횡포에 공공앱도 '13조 시장' 속속 진입
경기 배달앱, NHN페이코 손잡아 9월께 시범 서비스
군산 '배달의명수' 점유율 30%...인천 '배달서구' 73% 등록

 

 

후발주자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배민라이더스(사진=우아한형제들)
후발주자들의 견제를 받고 있는 배민라이더스(사진=우아한형제들)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자금력을 앞세운 후발주자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는 '중개수수료 0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배민의 독과점 시장을 깨겠다는 야심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쿠팡, 위메프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배달앱 서비스 '쿠팡이츠'가 지난 6월 순이용자(안드로이드 기준) 39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0배 이상 급증했고 위메프도 올초대비 2배 증가한 15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사세확장을 본격화한다.

위메프는 O2O(온ㆍ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인 위메프오의 중개수수료를 오는 9월부터 ‘0%’ 로 받겠다고 선언했다. 가맹점주들이 서버 비용(주 8800원)만 부담하면 중개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위메프의 이번 정책은 기존 배달앱 업체들의 수수료 정책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배민은 현재 정률제와 정액제를 혼용하고 있다. 정률제인 ‘오픈리스트’는 건당 6.8%(외부결제수수료 별도)를 부과한다. 정액제인 ‘울트라콜’은 깃발 1개(반경 3km노출)당 월 8만8000원(부가세 포함)으로, 점주들은 평균 3개의 깃발을 꽂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위메프오는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점주에게 5%(부가세 포함 5.5%)의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누적 수수료 증대로 입점 자영업자의 부담도 비례해 증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점주들은 건당 5%의 정률 수수료와 주 8000원의 정액 수수료 가운데 유리한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정액 수수료를 선택할 경우 한달 기준으로 점주가 부과할 금액은 약 3만5000원이다. 매출 규모가 커 건당 수수료가 부담이 되는 점주의 경우 정액 요금을 선택하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쿠팡이츠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통’(27만명)을 제치고 국내 3위 배달앱으로 올라섰다. 쿠팡이츠는 배달 한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프로모션을 1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대신 배달비가 5000원이다. 배달비는 쿠팡이츠가 아니라 배달기사에게 전해진다. 배달비 때문에 일부 자영업자들은 “쿠팡이 사실상 비싼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비를 가맹점주들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가맹점주가 전부 부담할 수도 있고 소비자와 나눠 내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배달 거리와 상관없이 배달비를 5000원으로 한정해 놨기 때문에 추가비는 쿠팡이츠가 배달 기사들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기반으로 한 '제로배달 유니온 사업'을 시작한다. NHN페이코와 놀장, 먹깨비, 띵똥 등 10개 배달 플랫폼 회사가 참여했으며 중개수수료가 2%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벤처기업 중에서 허니비즈가 운영하는 띵똥은 최근 입점비, 광고비 평생 무료까지 선언해 차별화 시도에 나섰다. 이들 수수료는 현재 주요 배달앱의 광고료와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10%p까지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경기도는 최근 공공배달앱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NHN페이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NHN페이코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민간 배달앱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다른 중소 배달 플랫폼에 비해 자금도 풍부해 배달앱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지자체와 손잡고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센터는 공공배달 단골앱의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가입비를 모두 없애는 3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기술운영, 유지보수, 홍보도 지원하고 지역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결제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부산시 남구청과 로컬 공공배달앱 개발·운영 협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다른 지자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점주들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 유입을 늘리느냐에 있다”며 “기존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수료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몇 개 업체의 독과점 보다는 다양한 업체들이 두루 경쟁하는 편이 긍정적”이라며 “지자체 배달앱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9월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발주자들이 점차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배민·요기요·배달통 3개사의 점유율은 아직도 압도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발업체들도 성장하고 있지만 1위 사업자도 매출이나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빠르게 따라잡는 것도 힘들 뿐 아니라 배민과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배달통)가 합병되면 진퇴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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