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지난 분기에 비해 브로커리지 호조로 실적 회복
신한금투, 라임 선보상 등 비용 크게 늘어 당기순익 약세
리딩금융 신한·KB 하반기도 각축전 벌일 듯 ... 라임 선보상 '변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상반기 성적은 NH투자증권이 앞섰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사진=금융경제신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상반기 성적은 NH투자증권이 앞섰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사진=금융경제신문]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상반기 ‘성적표’가 발표됐다.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달성한 곳은 NH투자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5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61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3% 줄어들었다. 

상반기 실적이 쪼그라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영업 실적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1분기 기준 증시 하락장이 펼쳐졌던 것에 비해 큰 타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회복되면서 운용사업부문이 개선됐고,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2위를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1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3% 늘었다. 코로나19 여파가 거셌음에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상승했다. 이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하다. 당기순이익은 172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2.97% 상승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주식 거래 수수료 증가로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IB부문 또한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3위를 기록한 KB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368억원으로 24.17% 줄어들었다.

KB증권은 이번 분기 흑자 전환했다. 지난 1분기에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과정에서 큰 손실을 봤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로 한때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바 있다. 이번 상반기는 1분기 악재를 딛고 브로커리지 수익 등으로 실적이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분기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내려앉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6.2%나 쪼그라들었고, 당기순이익 또한 571억원을 기록하며 60%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상반기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 등에 대한 사적 화해를 진행하면서 선제적인 대응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세전 2016억원의 손실이 충당금과 영업외비용으로 잡혔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주식 거래 대금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다. 위탁수수료(브로커리지) 부문 등의 강세가 돋보였으며, 지난 분기 실사에 어려움을 겪어 진행하지 못했던 IB 부문도 5월을 기점으로 IPO 등 회사채 발행 등이 증가하면서 실적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위가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자금이 커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증권업계 전반에 걸쳐 대기성 자금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증권시장 거래대금 상승과 연관되면서 증권사 실적 개선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 발표로 인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운명은 엇갈리게 됐다. 증권사는 금융지주회사의 비은행 부문 계열 실적을 견인하는데, 신한금융투자가 이번 사모펀드 관련 비용 처리로 순이익이 크게 낮아지면서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을 크게 따라잡았다.

신한금투와 KB증권 모두 라임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에 하반기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 23일 KB증권은 라임펀드 가입 개인고객 대상 가입금액 40%를, 법인고객 대상 30%를 선지급 하기로 했다. 대상 펀드는 ‘라임 AI스타 1.5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3호’로, 보상규모는 약 230억원이다.

또 지난달 금감원이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1611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플루토 FT-1호)에 한해 100% 보상을 권고하면서 425억원을 판매한 신한금투도 아직 불씨가 남아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 수용 여부에 따라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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