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현금 사용이 줄면서 은행권 ATM(현금자동인출기)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남아있는 국내 ATM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ATM 수는 지난 2019년 말 기준 5만58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13년 말의 7만1000대 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수치로 매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ATM은 점차 줄어드는데 지역간 불균형도 심한 상황이다. 국내 ATM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서울은 1㎢ 안에 ATM이 36대가 있는 반면, 강원･경북･전남지역은 0.3대로 격차가 100배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 지급수단이 확산되는 가운데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디지털 소외계층이 지급수단 이용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은은 금융위원회 공동으로 은행권과 운영 중인 ATM이 중복･과잉투자되거나 급격하게 폐쇄되지 않도록 ATM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우선 대형 시중은행간,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우정사업본부 또는 상호금융과 은행간 점외 직영ATM 공동운영 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농어촌 등 인구비밀집지역에서 ATM이 적정 수준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된다. 한은은 이를 위해 농어촌 지역에서 ATM을 다수 운영 중인 농협과 수협, 우정사업본부 등과도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ATM을 대체할 수 있는 인프라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가맹점 현금출금 서비스'는 고객이 매장에서 상품 결제 시 인출희망금액을 함께 카드로 결제하고 물품과 현금을 수령하는 서비스로 현재 CU, 이마트24 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거스름돈(잔돈) 계좌입금서비스'는 매장에서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남은 거스름돈을 현금카드를 통해 고객의 은행계좌에 입금하는 서비스로 8월부터 미니스톱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이마트24 등 3개 유통사업체에서 하반기 중 도입될 예정이다.

한은은 이러한 서비스가 편의점 등 유통매장에서 현금을 입출금 할 수 있어 ATM의 설치·운영 부담을 줄이면서 국민들의 현금접근성 및 편의성을 높여 줄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현금카드 가맹점에서의 거스름돈(잔돈) 계좌입금서비스 등이 시장에 확산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및 유통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