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0.33% 기록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 기록
'착시효과' 가능성 제기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은행 연체율은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는 주장과 전 금융권이 시행 중인 원금 및 이자상환 유예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3%로 전월 말(0.42%)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금감원이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6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 1조1000억원으로 5월보다 1000억원원 감소했고 연체 채권 정리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역대 최저치의 은행 연체율을 두고 국내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 선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이던 상반기에 우려했던 것 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11일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는 가정 하에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비록 마이너스 성장이긴 하지만 이 수치는 지난 6월 OECD가 제시한 -1.2%보다 0.4% 포인트 올랐고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다.

단순한 착시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통상 은행들은 매 분기 마지막월에에 연체채권을 정리하기 때문에 통상 3·6·9·12월에는 연체율이 낮아지는 경향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6월 연체율(0.41%)과 비교할 때 연체율은 0.08%포인트 내렸다.

정부의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은행권은 정부 정책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출원금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정책을 실시 중에 있는데 유예받고 있는 원금과 이자가 연체율에 반영되지 않고 정상상환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0.5%로 인하하고 기업과 가계가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너도나도 대출을 받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은행의 기업·자영업자 대출은 총 77조7000억원이 늘었고 같은 기간 가계대출도 40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연체율은 연체액을 대출액으로 나눠 100을 곱해 백분율로 표시하는데 대출액 규모가 크게 늘면서 연체율의 하락을 나타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하에 신규 연체가 꾸준히 감소해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채무상환을 유예해준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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