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가장 먼저 공동재보험 시작 … "발등에 불 떨어졌다"
ABL생명, 가장 먼저 공동재보험 시작 … "발등에 불 떨어졌다"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0.08.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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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성장‧수익성 증대 차원 팔았던 고금리 저축보험 … 재보험 없인 감당 못할 지경
안방보험 인수 뒤 무리한 저축보험 팔아 … 회장 구속 후 내리막길에 상시 매각설 돌아
사진=금융경제신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공동재보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대형 생명보험사 중심으로 시기가 너무 늦었단 불만과 나설 만한 재보험사가 없다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했다. 그러던 중 제일 첫 타자로 ABL생명이 한다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외형성장‧수익성 증대 차원 팔았던 고금리 저축보험 … 재보험 없인 감당 못할 지경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ABL생명이 미국계 재보험사인 RGA와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재보험이란 원 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외 저축보험료 및 부가보험료 일부를 재보험사에 출재하고 보험위험 이외 금리 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재보험을 말한다. 이미 해외선 도입해 사용하는 제도지만 국내엔 도입 되지 않아 보험업계 단골 요청사항이었다.

이토록 생명보험사가 공동재보험을 원한 까닭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생명보험사는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던 영향이고 그 기조는 IFRS17이 도입 된다 밝힐 때까지 계속됐다.

그러던 중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저금리기조를 넘어 제로금리가 다가오는데다 IFRS17처럼 계약자들에게 돌려줄 보험금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면서 당장 높은 금리로 판 저축보험은 말 그대로 엄청난 부채가 돼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족쇄가 돼 버린 형국이다.

이로서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그토록 원했던 제도지만 도입 후 5개월이 넘어서야 겨우 첫 발을 뗀 것은 한국에 마땅히 공동재보험을 할 만한 곳이 없어서다.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경험이 부족해 미국 칼라일 그룹과 제휴를 맺은 것도 같은 이유다.

문제는 가격이다. 높은 위험률을 떠안을수록 재보험료는 높아진다. 현재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 시 생명보험사에 닥칠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부채적정성평가 일명 LAT를 준비했다. 그래서 각 보험사는 보험부채 시가평가액을 추정해 그보다 많은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주로 금리확정형 저축보험 상품에 대한 책임준비금 적립금에서 10%이상 준비금을 더 쌓는 것이 원칙인데 현재까지 24개 생명보험사 통틀어 22조원 이상 모자란 상황이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책임준비금 부족액 1위는 삼성생명으로 20조 3548억원에 달했고 그 다음이 교보생명 8조 6183억원, 3위는 한화생명이 6조 8594억원 순이다.

◇ 안방보험만 믿고 무리하게 저축보험 팔아 … 회장 구속 후 상시 매각설까지

공교롭게도 4위는 대형 생명보험사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ABL생명으로 1조 4247억원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공동재보험 제도를 도입하기 전부터 ABL생명이 RGA와 공동재보험을 통한 금리위험 전가 테스트 딜을 진행하는 등 조급하게 군 맥락과 맞닿아 있다. 현재 기술적 문제에 대한 조율을 끝내고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만간 끝날 예정이다.

물론 ABL생명이 처음부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6년 253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로 독일 알리안츠가 중국 안방보험에 한국법인을 팔면서 중국의 막대한 자본 영향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017년 중국 안방보험에 팔리며 확충 된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을 진행하고 공격적인 저축보험을 팔면서 급격하게 외형 불리기 작업에 들어가 그 해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겨우 흑자전환 됐다.

당시 ABL생명의 움직임에 보험업계는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이미 IFRS17 도입이 가시화 된 상황에서 저축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뒷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 주요했다.

그럼에도 중국계 거대한 자본의 힘이 막강하다는 논리가 작용하면서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는 판매가 이어졌다. 다음 해인 2018년 2월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제 사범으로 처벌받기 전까진 말이다.

당장 ABL생명의 운명은 바람 앞에 등불이 돼 버렸다. 비록 작년 7월 중국 은행보험관리위원회에서 안방그룹 주요 우량자산을 분할해 설립한 다자보험그룹으로 ABL생명이 재편됐지만 매각설이 끊임없이 돌게 됐다.

이 상황에서 다시 2년 만인 지난 2019년 적자로 전환 되며 암울한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

올 초 시작 된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생명보험사들이 위험손해율이 크게 내려가 실적 개선이 진행되는 등 영향이 적지 않다.

ABL생명도 마찬가지로 위험손해율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지난 1분기 만해도 92.02%로 100%대에 근접하며 여전히 높아 아무리 위험손해율이 감소했어도 큰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동재보험을 시작하면 공공연하게 대형 생명보험사가 대상이 돼 진행할 줄 알았지만 ABL생명이 먼저 나선 것을 보니 많이 급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공동재보험 시장 첫 발을 뗀 보험사인 만큼 앞으로도 업계 표준으로 굳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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