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스크 제조공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 마스크 제조공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국내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고용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9년까지의 제조업 생산능력지수(설비, 인력, 노동시간 등 조업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실적)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2017년 103.1로 정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5년 단위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연평균 증가율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역대 최저 수준인 0.7%를 기록했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4.7%였다. 199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증가율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특히 10대 제조업(생산액 기준) 중 5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지난해 전자부품(20.1%), 화학(8.0%), 석유(6.9%), 식료품(6.1%), 전기장비(3.6%) 업종의 생산능력은 상승했지만 고무·플라스틱(-3.6%), 금속가공(-8.5%), 자동차·트레일러(-0.7%) 등 업종은 생산능력이 1% 이상 하락했고, 생산능력이 2015년 수준을 유지한 업종은 기타 기계ㆍ장비(0.0%) 등 3개였다.

문제는 생산능력이 정체되거나 하락한 업종이 국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고용 기여도가 높다는 점이다.  10대 제조업의 생산능력 유형별 고용비중(2018년 기준)은 상승형 39.7%, 정체형 35.2%, 하락형 25.1% 등으로 정체 또는 하락형 업종이 국내 고용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이 10대 제조업 중 생산능력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품 업종의 현지법인 고용을 조사한 결과, 2015~2018년 해외 종업원 수가 1만489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인원 증가분(1만4957명)과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 제조업의 해외 이탈 현황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고용인원 기준 제조업 상위 5개 업종 중 4개 업종의 생산능력이 정체 또는 하락형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고용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해외로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 관련 규제 개선,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경쟁국 대비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국내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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