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B카드 ‘구원투수’로 등판... KB국민카드 '제2전성기' 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신용판매 시장점유율 삼성카드 제치고 2위... 분사 후 첫 '쾌거'
특히 자동차할부 금융과 법인 대상으로 한 신용판매 전략은 ‘신의 한수’
KB국민은행에 이어 KB금융그룹 내 두 번째로 순익 많이 낸 계열사로 ‘우뚝’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KB금융 차세대 리더 '주목'

[FE금융경제신문 = 김용오 편집인] 이동철 KB카드 사장이 금융업계 화재다.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여준 탁월한 경영능력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제 2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손꼽히는 이 사장은 지난 2018년 악화일로인 KB카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이 사장은 괄목할만한 실적개선을 이끌며 최고의 CEO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올 12월 말 이 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또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의 임기가 모두 끝난다. 이에 따른 이런저런 하마평도 무성하다.  물론 재연임이 가장 유력하다. KB카드에서 할 일이 더 남아있고, 그 이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업계 상황은 최악이다. 역시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은 10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카운트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이 사장은 선방했다. 업계 최초로 영세가맹점에 수수료 차감 없이 카드대금 지급, 은행·카드 최초 태국 시장 진출 등 해외법인도 '순항'했다.  국내에선 삼성카드를 제치고 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다. 금융권에서 이 사장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단순히 단기간 실적 때문이 아니다. 경영능력 전반에 대한 평가다. CEO은 실적, 수치로 말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분기 카드사별 전체 신용판매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카드를 제쳤다. KB국민카드는 시장점유율 17.71%(23조 6382억원) 를 기록하며, 삼성카드 (17.67%. 23조 5910억원)을 0.14%P 차이로 넘어섰다. KB국민카드가 업계 2위 자리에 오른 것 2011년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이다.

이 사장이 중금리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법인 회원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덕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KB금융그룹 내 실적 기여도에서도 KB증권과 KB손해보험을 앞질렀다.

1990년 국민은행에 입행하면서 '뱅커 일생일업'을 시작한 이 사장은 2012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 상무, 2015년 KB생명 경영관리 부사장, 2017년 KB금융지주 전략총괄 CSO부사장 등 핵심 계열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2018년 1월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를 1년 더 보장받았다. 연임이냐? 또 다른 길이냐? KB금융그룹 내에서는 이 사장이 그간 경영능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온 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사장은 2018년 취임식에서 "KB국민카드가 수많은 위기에서 보여준 단결력과 추진력은 가장 큰 저력이자 힘이다 1등 카드사라는 '성공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바뀐 KB국민카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2020년 올해 신년사에서는 "우리 앞에는 수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고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산을 만나면 길을 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봉산개도 우수가교'의 정신으로 우리모두 힘을 합쳐 우리 앞에 다가온 시련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돌이켜 보면 으례적인 신년사가 아니었다. 약속을 지켰다. 이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실천하고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에 카드매출 대금을 수수료 차감 없이 포인트로 지급하는 '겟백(Get100)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카드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윤 추구보다 소상공인과의 관계 설정이 핵심이다. 카드업계는 "수수료 무차감이라는 메리트가 소상공인들의 시선을 잡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들의 결제가 증가하는 만큼 국민카드의 시장 점유율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멀리 내다본 경영포석이다.

특히 자동차할부 금융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판매 전략은 '신의 한 수'였다. 이에 힘입어 올1분기에는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카드를 제치고 2위까지 차지했다. 이 사장이 중금리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법인 회원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인 덕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KB국민카드는 713억 4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8% 급성장하며 자동차 할부금융 부문에서 삼성카드를 눌렀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점유율은 37.2%로 신한카드(32.2%)에 이어 압도적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그룹 내에서도 약진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카드론 및 할부금융 등 금융자산 성장과 카드 이용금액 증가,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1% 늘어난 16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B국민은행(-4.5%) KB증권(-23.7%) KB손해보험(-13.4%)은 모두 1년 새 순익이 줄었다. 즉 KB금융 주력 계열사 중 KB국민카드만 호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는 KB국민은행(1조2467억원)에 이어 그룹 내 두 번째로 순익을 많이 낸 계열사가 됐다. KB손해보험은 14440억 원, KB증권은 1288억 원을 각각 기록해 KB국민카드 뒤로 밀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KB국민카드를 KB국민은행의 뒤를 잇는 3대 주력 계열사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이 사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 KB금융 M&A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 사장은 KB금융그룹의 대표적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업무 지시도 명확하고 디테일을 잡아내는 능력 역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과 함께 KB금융그룹의 미래를 이끌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계가 이동철 KB카드 사장의 경영행보를 주목하는 까닭이 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