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 병상 부족 해소 위해 연수원 제공
올 초부터 구호성금 및 국내경기 활성화 기여
생활치료센터 880병상 제공 가능...전문 의료진도 파견하기로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삼성과 LG, SK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코로나 위기극복 동참"을 외치며 팔을 걷어 붙였다. 수도권 지역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을 제공하고 전문 의료진도 파견하기로 했다.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은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와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 등 사내 연수원 두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삼성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의 병상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연수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삼성이 제공하는 연수원 두 곳은 총 290실 규모다. 한 실에 침상을 두 개씩만 놔도 580병상을 새로 공급할 수 있다. 이는 경기도에서 확보 중인 571개 병상을 넘어서는 규모다. 경기도는 부족한 병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미 확보 병상의 97%가 들어찼다. 추가로 확진자가 나오면 집에서 대기해야 한다. 의료진이 전화를 통해 환자 상태를 체크한다는 것이 비상 계획의 골자다.

삼성은 글로벌캠퍼스에 삼성서울병원ㆍ강북삼성병원ㆍ삼성창원병원 등 삼성의료원 소속 의사 1명, 간호사 2명의 전문 의료진을 한 조로 파견하고 순환근무 형태로 지속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와함께 110실 규모의 경기 용인시 소재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도 다음주 중 생활치료센터로 개소해 수도권 지역 환자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경기 고양에 있는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180실)는 오는 31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쓰인다. 경기 용인의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110실)도 다음주 수도권 지역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바뀐다.

삼성은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 삼성의료원 소속 전문 의료진을 파견할 예정이다. 서울에 있는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경남 창원 소재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에서 각각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파견된다.삼성은 앞서 지난 3월 대구ㆍ경북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사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및 삼성생명 전주연수원을 제공했다. 경증환자 총 423명이 이곳에서 치료받았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행 비전’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긴급구호 지원을 결정하면서 “국민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이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LG그룹 연수원인 '인화원'
LG그룹 연수원인 '인화원'

 
삼성에 이어 LG도 이날 ‘LG인화원’ 연수원을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에 제공하는 경기도 이천시 소재 LG인화원은 욕실을 갖춘 원룸 형태의 객실 등을 300실 남짓 보유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정부 당국과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음압병실 또는 감염병 전담 시설이 필요치 않은 무증상 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LG가 그룹 임직원이 사용하는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래 두 번째다. LG의 이번 결정으로 경기도 확진자의 90% 이상이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확진자 가운데 80% 이상은 무증상이거나 증세가 미약한 이른바 경증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기업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하면, 음압시설을 갖춘 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앞서 LG는 지난 3월 경북 지역의 LG디스플레이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한 전례가 있다. 당시 이 시설은 45일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됐으며 약 400명의 환자들이 머물렀다.

SK도 자사 연수원 4곳을 코로나 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이 사회, 고객, 구성원들을 위해 새로운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 SK 최태원 회장의 의사가 반영됐다.

SK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도권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부터 그룹 내 연수원 4곳의 총 321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다고 28일 밝혔다. SK가 제공하는 시설은 그룹 연수원인 SK아카데미(경기도 용인시), SK텔레콤 인재개발원(경기도 이천시), SK무의연수원(인천시), SK브로드밴드 인재개발원(경기도 안성시) 등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등과 협의해 단계적으로 이들 시설에 무증상 및 경증환자를 수용할 방침이다.

이들 대기업은 코로나19 구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은 ‘코로나 파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지난 2월 삼성전자 등 14개 관계사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억원 규모의 구호성금과 구호물품을 기부했다.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해외에서 공수한 마스크 33만 장을 나눠줬다.

앞서 삼성의 14개 관계사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억원 규모의 구호성금과 구호물품을 기부했다.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지급하는 등 협력사에 총 2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LG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또 최일선에 있는 의료진과 병원에 LG전자가 개발한 전자식 마스크 2000개와 의료용 방호복 1만벌,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장을 지원한 바 있다. LG전자는 잦은 세탁이 필요한 의료가운과 수술복을 빨리 건조시켜 착용할 수 있도록 건조기 등의 건강관리 가전 제품을, LG생활건강은 생수와 세면도구, 소독제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한 LG전자는 잦은 세탁이 필요한 의료가운과 수술복을 빨리 건조시켜 착용할 수 있도록 건조기 등의 건강관리 가전 제품을, LG생활건강은 생수와 세면도구·소독제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용 스마트패드 1만대를 기증하고 관객이 끊긴 공연예술계를 위해 대학로 연극·뮤지컬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IPTV와 모바일 APP으로 제공하고 있다.

SK는 지난 2월 54억원 규모의 성금을 기부하고, 대구·경북 지역 어린이 1500여 명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안전망 구축 활동을 펼쳐왔다. 혈액부족 문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5~7월 진행한 구성원 헌혈 릴레이에는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10여개 관계사 구성원 1600여명이 동참했다.

이밖에 SK 각 관계사들도 다양한 코로나 극복 지원 활동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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