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 쉽지 않은 선택 … 제로금리 근접 살기 위한 수단
금융당국도 보험사도 물러설 수 없어 … 채권처분이익 빼면 적자

사진설명 -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교보생명 사옥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만 팔아서는 실적 방어가 힘들어지자 마지막 수단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해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료 금융당국과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올 한해만 0.5% 예정이율 인하 … 보험사도 계약자 감소 불가피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이 오는 10월 예정이율을 인하를 속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 인하는 지난 4월 한 차례 대대적으로 단행된 바 있다. 종전 2.5%에서 0.25%가 내린 2.25%로 결정한 건데 지난 7월 한화생명은 다시 한 번 0.25%가 내린 2%대로 확정지었다.

다만 한화생명 입장에선 앞 뒤 잴 상황이 아니었다는 업계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라 타 생명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하 행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오는 10월 상품개정을 빌미로 다시 한 번 예정이율을 내리는 쪽으로 생명보험사들의 마음은 굳혔다.

현재까지 예정이율 인하 행렬에 동참하겠다고 나선 생명보험사는 교보생명, 삼성생명, 처브라이프,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이다. 그러나 대형보험사 3사가 전부 예정이율을 내리기로 결정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추후 중·소형 보험사들도 대열에 추가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보험사 입장에선 금리가 추후라도 올라갈 기미가 있다면 굳이 예정이율을 내리는 결정까지 단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보험료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보험 상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영업이익이 부족해 늘려야 하는 입장에서 보험료가 높으면 가입률 감소는 필연적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보험사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한국은행조차 기준금리를 0% 대에 동결하다 보니 이도저도 보험사가 버티는 데에 한계에 다다르게 만들었다.

◇ 업계에선 "현재 예정이율도 높아 더 내려야" … 투자수익 못 낼 바엔 보험료 인상

생명보험사 항변은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만 예정이율 인하가 2번 있단 것은 2번이나 보험료를 인상하겠다는 의미다. 보험소비자 입장에선 결코 반갑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벌써부터 금융당국에서 제재가 가해지지 않을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보험료 내기도 빠듯한 국민들 원성을 들을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에선 최대한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먼저라는 입장이 주요해서다. 특히 오는 10월 보험업법 감독규정이 시행되면서 저·무해지 환급형 보험상품들의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고 이미 판매 된 무·저해지 상품의 보험환급율을 낮추고 대신 상품 보험료도 내려야 한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보험사들은 환급율을 낮춘다 해도 당장 보험료 수익이 내려갈 판이라 이 중으로 고통인 셈이다.

당국의 규제가 강하면 강해질수록 반대로 시장에선 2%대 예정이율도 높다고 더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장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존 예정이율 가지고는 수익 방어에 한계가 크다는 판단 탓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가 공개 된 실적을 면면이 살펴보면 보험영업을 통해 벌어든 돈보다 손실 금액이 더 컸다.

지난 7월 급하게 예정이율을 내린 한화생명만 손해 본 것이 아닌 삼성생명, 교보생명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00억원 이상 손실을 봤고 업계 전체적으론 7%가 올라가 12조 65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장기 채권을 처분해 상반기 수익으로 만들었지만 하반기에도 같은 방식에만 의존할 경우 점차 수익방어에 한계가 커 갈수록 대규모 적자 시현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을 2번이나 내릴 만큼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 확보가 점차 힘들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초저금리가 지속된다면 보험사도 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야 겨우 영업 손실 실적을 만회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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