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IT버블 때와 다른 요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금흐름
네이버, 카카오 등 현금흐름 우수해

[사진=메리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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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지난 3월 19일 대폭락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인 국내 증시가 과열되고 있다는 의견과, 버블이라는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2400선에서 22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조정폭이 커지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일 “강세장마다 반복되는 이슈이지만, 계량화할 수 있는 명확한 답은 없다”고 전했다. 또 일반적으로 주가 대비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밸류에이션도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버블과 과열은 구분돼야 한다”며, 버블은 시장 추세 전환의 문제라면, 과열은 속도 및 타이밍에 대한 이슈라고 전했다. 현재는 밸류에이션도 성장 기업의 특징을 전통적 잣대(PER, PBR) 등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과거 IT 버블 당시에는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또 곧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고, 주가 쏠림 현상이 과도했다. 규제 환경도 반독점 등의 규제 리스크가 존재했고, 미국 정부의 금리 정책 실패가 있었다. 이 같은 트리거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했기에 버블이 꺼진 것으로 봤다.

다만 당시와 달리 현재는 ‘돈을 버는’ 성장주가 많아졌기 때문에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IT버블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이 73배까지 치솟았지만, 현재의 성장주는 35배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또 이뿐 아니라 현금흐름을 보면 차이는 분명해진다. 주가 대비 잉여 현금흐름 비율(FCF)은 IT버블 때는 0.8배이고, 현재는 3.4배로,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국내주식 중 언택트로 대표되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2차전지와 전기차로 갈음되는 시장 대표주들은 이미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왔기 때문에 성장성이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예전에 비해 ‘수익 창출 능력’이 있는 IT주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단기간에 높아진 주가 수준으로 버블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성장 동력이 장기 투자에 있다는 점에서 버블보단 과열 국면에 가깝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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