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민간 배달앱 '高수수료' 부담 고충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음식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배달원들이 주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음식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배달원들이 주문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자영업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매장 방문 손님은 줄고 배달 비중이 높아졌는데, 배달 수수료가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역시 배달수수료 상승으로 평소보다 비싼 돈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배달 라이더들은 극히 일부인 배달원의 고소득을 전체 수입으로 오해하지 말라며 기본 배달료 인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4일 유통·배달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줄이려는 배달 주문이 늘고 정부방침에 따라 저녁 9시 이후로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자 배달업체 서비스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식당가의 배달 판매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를 중단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배달을 꺼리는 것은 수수료 때문이다.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받은 배달비는 3000원 안팎이지만 실제 비용은 두 배 안팎에 달한다. 배달 수수료는 기본요금에 거리에 따라 추가 금액이 붙는다. 야간이나 우천 시 할증이 붙으면 6000~7000원이 넘는다. 이중 3000원을 제외한 금액은 모두 자영업자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주문량 폭주에 배달원이 부족해 지자 일부 지역의 기본 수수료를 500원에서 2000원 가량 인상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울러 라이더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배달을 선호해 자영업자들의 음식 배달이 지연되는 것도 배달을 포기하는 이유다. 구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최근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면서 "라이더들은 버거킹이나 큰 음식점의 콜을 잡으면 한 번에 여러 개의 배달을 할 수 있어 자영업자 배달콜은 잘 안 잡다 보니 자영업자 배달은 점점 지연되고 손해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간에 배달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면 평소보다 수수료가 높아지는데 오롯이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며 "마진도 크지 않은데 수수료만 높아져 배달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배달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배달원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이들의 수입도 늘었다. 플랫폼 업체들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프로모션까지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라이더들이 하루 50만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려 연간으로 1억1,000만원을 벌수 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배달원들은 극히 소수의 수입을 전체 평균처럼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안전 배달을 위해 기본 수수료를 더 인상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배달원으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은 노동 강도 및 수익 실태와 관련된 온라인간담회를 열고 “3만3000여명(쿠팡이츠)의 라이더 중 상위 15명 정도의 수익을 두고 연봉 1억원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물리적으로 1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안전배달료 차원에서 기본 배달료를 약 4000원 정도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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