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능률 설계사 위주 변하는 계기 될 수도 … 저능률 설계사들 일자리 잃을까?
AI설계사 및 온라인 보험 상품 활성화 기회로도 … 오프라인 재설계시장 활발해질 듯

사진=금융경제신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8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용보험 적용이 국무회의 의결로 통과 돼 국회 판단만 남게 됐다. 이 소식에 전반적 보험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로 표면적 반대의견을 보이나 속으론 덤덤한 반응을 내고 있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 보험사 "저능률 설계사 정리할 수밖에" … 보험설계사 중에서도 고용보험 반대 목소리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서 고용보험 의무화 방안이 국무회의로 의결되면서 전국 40만 보험설계사들 중 고능률 설계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저능률 설계사들은 직장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이야기는 매번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용보험 이야기가 불거질 때마다 나왔던 말로 문재인 행정부 대선공약으로 언급됐을 때부터 직감했던 내용이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했던 것도 특수고용노동자 고용보험 적용을 책임지고 왔다는 말도 있었을 정도다.

그렇기에 이 사실을 바라보는 보험사 시선은 결코 좋을 리 없다. 전체 특수고용노동자 77만명 중 절반 이상인 40만명이 보험설계사이기에 일괄적으로 모든 보험설계사들에 대해서 고용보험이 적용 될 경우 보험사들이 감당할 고정지출 금액이 급격하게 늘어나서다.

이 때문인지 보험사들은 고용보험 가입 조건을 소득에 따라 분류해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처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영업실적에 따라 매월 급여수준이 차이나는 영향으로 아예 실적 없어 수입이 0원인데도 고용보험료가 발생하는 건 보험사에게 부담이란 논리다.

물론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도 고용보험 적용 반대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반씩 내든 본인이 부담하든 결국 고용보험 의무화가 될 경우 설계사 경비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실적이 없는 경우 생돈만 나가는 셈이다.

이는 보험사 내부서 정부 정책을 계기로 무늬만 보험설계사들과 저능율 설계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적이 저조해 보험사가 설계사를 해촉하거나 설계사 스스로 관두든 나중에 불완전판매나 고아계약 문제로 연결 되므로 미리 위험을 방지하잔 이야기다.

◇ 올해 전체 보험사 상반기 순이익만 3조 7883억대 … 고용 보험료가 많다는 건 ‘엄살’

그러나 지난 2019년 3월 고용노동부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월 47만 6000원 미만 저능율 설계사들은 원칙적으로 고용보험에서 적용대상에서 제외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고용보험 적용을 둔 보험사들 반발이나 대응 내용이 진심인지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심지어 지난 2017년 국회 입법조사처가 보험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던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의 고용보험 적용에 따른 비용을 보면 고용보험 비용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생명보험업계는 생명보험사 전속설계사 평균 월 소득 317만원 기준 고용보험료가 연간 274억원이 소요되고 손해보험업계 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 평균 월 소득 254만원 기준 고용보험료가 연간 161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손해보험업계 합치면 연간 430억 수준이며 GA소속 설계사들을 고려해도 보험업계 통틀어 연간 약 86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합계만 3조 7883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부담스럽다고 보기엔 무리가 커 보인다.

이에 대해 보험설계사 노조는 “보험사가 이번 일로 엄살을 부리는 것은 시장에서 지적되고 있는 저능률 설계사들을 눈치 안보고 해촉하겠다는 의미”라며 “기존 설계사 핑계 될 것을 정부 탓으로 몰 수 있으니 엄살을 최대한 부려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AI설계사 대 고능률 설계사 구조 재편 목적 … 시장 축소 정부 탓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일 보험연구원에서 진행한 언택트 시대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전망에서 기조연설을 담당한 신한생명 성대규 사장은 “보험은 태생적으로 사람과 친해야 하는 분야지만 보험 업무를 모두 사람이 처리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인력을 대체되는 분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조만간 빅테크 기업들에 의해 심심찮게 보게 될 AI설계사 시대에 과연 보험설계사들이 살아나려면 어느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지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해당 문제가 멀고 먼 미래라면 모르겠지만 코로나19로 AI시대가 필요 이상 앞당겨지면서 기존 사람 중심 보험설계사 시장 축소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고능률 설계사 위주의 고급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개인 자산을 정말 믿고 맡길 수 있는 고능률 설계사들 중심 시장구성이 자리 잡아 보험사 이미지 개선을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디지털 및 온라인보험 위주로 보험상품이 팔린다면 반대로 그 상품에 대한 분석도 자리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보험은 간편한 것이 장점이지만 동시에 판매사의 목적에 따라 가입한 상품이 올바른 상품인지 아닌지 도덕적인 논란이 일수도 있다. 이를 올바르게 케어할 수 있는 것도 고능률설계사 몫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보험시장은 사실상 포화로 계약을 맺으려면 무조건 인맥 중심으로 지인영업을 해 무리한 계약 따내야 돼 설계사들이 자산이 됐다”며 “그러나 고능율 설계사 위주가 됐을 때엔 가입자 중심 체계적 관리가 우선순위가 되면서 보험사 이미지 개선이 되면서 보험업도 발전할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