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환경에 주식시장 유입 늘어
고액자산가들 '머니무브'로 증권가 유입돼
삼성증권, '멀티 패밀리 오피스' 최소기준 100억원
한국투자증권, 진우회 등 중소·벤처기업 CEO 맞춤 서비스
미래에셋대우, '오블리제클럽' 간판 떼고 '미래에셋세이지클럽'으로
하나금융투자, 하나은행 연계 증여 프로그램 등 종합 케어

삼성증권이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브랜드인 SNI 10주년을 맞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브랜드인 SNI 10주년을 맞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증권]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증권업계가 고액 자산가 잡기에 나섰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저금리 환경이 구축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으로 쏠렸던 자금이 규제 강화로 인해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고액자산가들도 덩달아 증권업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고액 자산가’ 유입을 기회 삼아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업계 상위사 대부분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VVIP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30억원 이상 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2010년 초고액자산가 전담 서비스인 ‘SNI’를 출범하고 10년 동안 30억원 이상 고객을 2300명 이상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자산 규모는 71조원에 이른다. SNI호텔신라, SNI강남파이낸스센터를 오픈했다.

또 올해 들어 지난 6월 1일 롤스로이스와 업무 제휴를 맺고 ‘SNI 클럽’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 회원 대상 일대일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후 7월 27일에는 ‘멀티 패밀리오피스’를 런칭했다. ‘패밀리오피스’는 SNI전략담당 내에 사무국으로 신설됐으며, 최소자산 기준이 100억원 이상임에도 서비스 개시 첫 달 만에 6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초고액자산가 전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30억원 이상 고객층은 디테일한 서비스에 대한 요청사항이 달라지는 것으로 파악됐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담조직 ‘GWM 전략담당’을 신설하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특화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 자산관리 및 기업 자금 운영, 가업 승계와 후계자 양성 등 초고액자산가에게 필요한 가문 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기업공개와 인수합병 등 기업금융 지원 등도 포함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문가 영입과 조직 구축에 6개월 동안 힘써왔다. UBS 등에서 가업 승계와 자산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유성원 상무와 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진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이 합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비상장사 최고경영자 모임인 ‘진우회’와의 시너지도 강화할 예정이다. 진우회는 2004년 20개 회원사로 시작해 현재는 4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기업 네트워크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GWM 전략담당은 중소·벤처기업 CEO들의 수요가 많다. 그렇기에 관련 서비스도 많이 제공하고 있다. 조금 더 종합적이고 초고액자산가에 초점을 맞춘 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갈무리]

미래에셋대우도 1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오블리제 클럽’을 ‘미래에셋세이지클럽’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0일 예탁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VIP로 분류하고 글로벌 IB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산관리, 가업 상속, 증여 플래닝 등 전문 컨설턴트가 밀착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미래에셋그룹 내 제휴처의 특별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포인트 적립과 특화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절 선물, 경조 등 라이프 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8월 기준 고객예탁자산 300조원을 돌파하고 10억원 이상 예탁자산고객도 지난해 말 대비 33.3% 증가했다고 밝혔다. 1억원 이상 고객은 21만5000명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도 VIP 특화 서비스로 라이프 케어 서비스, 제휴업체 연계, 공연·전시·문화 등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또 IB(투자은행) 관련해 연계 상품을 추천하고 있으며 장외주식 딜을 중개하거나 구조화 상품 등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다. 

또 우수한 투자자문사에 대한 자문형 랩 상품을 추천하고 사모펀드 설정 등을 돕고 있다. 부대 서비스로는 세무법인 및 전문가와 연결해 절세 관련 세미나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법률 서비스 등도 포함된다. 또 하나은행과 연계한 증여신탁을 제공하고, VIP를 위한 사은행사도 열고 있다.

증권업계 상위사를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 유입이 늘어나면서 증권업계 전체가 ‘고액 자산가 잡기’에 뛰어들고 있다. 고액 자산가와의 장기적인 관계 등 고객 풀(Pool)을 넓혀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증권시장 유입이 늘어나는 만큼 꾸준히 서비스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