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세계 투자자들 대상 총 15억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 발행 성공
유로화 3년물 한국계 기관 중 최저 마이너스 금리인 -0.118% 달성

[FE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정부가 비유럽국가 유로화 표시 국채 가운데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한데 이어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15일 새벽 전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1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이 이번에 발행한 글로벌 본드는 3년 만기 유로화 표시 5억유로, 5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4억달러, 1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5억달러 등 세 가지로 구성됐는데 이중 수출입은행의 첫 유로화 소셜본드인 유로화 3년물은 한국계 기관 중 최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앞서 지난 9일 한국 정부는 미 증시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역대 최저 금리로 약 14억5000만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에 성공했는데 특히 이중 7억유로 규모의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발행 금리가 비유럽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최초로 마이너스금리(-0.059%)로 발행됐다. 이는 우리 정부 채권이 마이너스금리로 발행되는 첫 사례이자 유럽 밖 나라가 발행한 유로화 국채로서는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였다.

통상 채권을 발행하면 정해진 이자를 만기 시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마이너스금리 채권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약정된 이자를 받는 구조다. -0.059%의 이자율을 반영할 경우, 정부가 이자금액을 200만유로를 포함한 7억200만유로를 현금으로 받은 뒤, 만기 때는 이자 없이 7억유로만 상환하면 된다. 낮은 금리 외평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됐다는 것은 곧 다른 나라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경제의 안전성과 정부의 지급보증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글로벌 본드 발행은 앞선 정부의 사례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적극 활용해 강한 투자수요를 이끌어 냈다. 총 251개 투자자가 목표금액의 5.1배에 달하는 76억2000만달러 규모의 주문을 내는 등 이 날 발행으로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은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두터운 신뢰가 재확인됐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은 직전 외평채 신규물을 벤치마크로 활용, 가산금리를 유사만기 수은채의 유통금리 대비 10~15bp(1bp=0.01%)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림으로써 국내 기관의 후속발행에 유리한 지표금리를 제시했다.

특히, 수출입은행의 첫 유로화 소셜본드인 유로화 3년물은 한국계 기관 중 최저 마이너스 금리인 -0.118%를 달성했다. 발행금리가 마이너스인 만큼 마이너스 금리에 해당하는 이자금액과 원금을 포함한 5억180만유로를 최초에 수취한 뒤, 만기에는 5억유로만 상환하면 된다. 미달러화 10년물 역시 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금리인 1.316%를 기록했다.

정부 외평채에 이어 수출입은행의 외화채권까지 성공적으로 발행됨에 따라 향후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화조달 비용 절감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수은 금리의 벤치마크 기능을 하는 정부의 외평채가 지난주 성공적으로 발행됐고 코로나 19에 대한 한국의 대응 성과와 대외건전성을 해외에서 높이 평가한 결과 수은도 이에 힘입어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채권발행을 통해 확보한 저리자금을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한국판 뉴딜사업 지원 확대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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