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체질개선 급한데' 노사갈등 ‘최고조’
홈플러스 '체질개선 급한데' 노사갈등 ‘최고조’
  • 권경희 기자
  • 승인 2020.09.16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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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작년 5322억 순손실...3개점 매각 추진하자 노조 '반발'
신규 입점땐 상생기금 내라, 매각하려하니 또다시 기부금 요구
실업 우려하는 노조…"방만경영 MBK파트너스, 부동산 투기에만 혈안"
홈플러스 "구조조정 없어...노조가 오히려 갈등 부추겨"
지난 6월 대구 경북지역에서 홈플러스 매각에 대해 노조가 MBK규탄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대구 경북지역에서 홈플러스 매각에 대해 노조가 MBK규탄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업황 부진 등으로 지난해 5322억원 순손실을 본 홈플러스가 점포매각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려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노동조합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투자 없이 이윤만 가져갔다"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고, 사측은 "홈플러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맞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올해 과감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사업에 재투자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홈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 지속과 코로나19로 인한 객수 감소 등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치며 미래 전략을 새롭게 설계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회계연도(FY2019, 2019년 3월~2020년 2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원, 매출액은 4.69% 줄은 7조3002억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한 것은 2015년. 그 후로 실적은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2016년 320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18년엔 109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최악이었다. 당기 순손실이 5322억원에 달했다. 전국 140개 매장 중 흑자를 내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안산점을 포함해 3개 점포 매각안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매각 대금은 채무 상환과 전자상거래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며 “점포 매각 이후 해당 점포의 직원들은 온라인 서비스 부문에 배치될 예정이고 이를 위한 재교육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초 이미 부동산 개발업자와 안산점 매각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안산시의회가 도시개발계획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기로 하면서 안산점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는 안산점 인수자가 건물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려 한다는 점을 노렸다. 주상복합에 한해 용적률을 기존 1100%에서 400%로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개정안은 현재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18일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안산점 매각이 기정사실화하자 노조가 지역 정치인들을 설득해 조례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회사 측이 경영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이에 관해서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양상이다. 더욱이 최근 안산점, 대전 탄방점에 이어 대전 둔산점의 폐점 매각이 결정되면서 내홍은 더욱 극심해지는 분위기다. 

노조 측은 운영사인 MBK파트너스의 방만한 경영이 홈플러스 재정을 위기에 빠뜨렸고 사측이 지역 거점 알짜 매장을 매각하게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매각으로 인해 대량실업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MBK파트너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MBK의 부동산 투기는 오늘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이라며 “MBK는 부동산 투기 개발업자들과 공모해 멀쩡한 매장을 허물고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 땅 투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비판이 계속되자 홈플러스도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맞대응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의 고용안전과 복지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노동조합이 오히려 홈플러스와 그 회사 직원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서있다”며 “홈플러스의 생존에 대한 논의에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마트노조가 개입해 과격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2만4000여명 직원들의 생활터전인 회사를 불안정하게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동성의 위기에 놓인 기업이 현금 확보를 위해 뼈를 깎는 고통으로 부동산시장에 내놓은 대형점포들의 매매계약이 체결되자 매수 기업의 본사 앞에서 계약을 철회하라며 집회를 연다”며 “이미 부동산을 매도한 기업의 노조라는 사람들이 집 앞까지 찾아와서 이미 납부했을 수백억단위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철회하라니 동네 깡패도 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수위를 높였다.

노조가 제기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객관적 가치·시세에 따라 진행한 자산 유동화는 정상적인 경제행위의 일환으로, 유동화 주체인 홈플러스가 부동산 시세 급상승을 조성하거나 급상승을 기대하고 부동산을 매입한 후 시세차익을 위해 급매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수자가 주상복합, 상가, 아파트 등을 새롭게 짓는 ‘부동산 투자’, ‘부동산 개발’ 등은 홈플러스가 아닌 매수자가 자유롭게 진행할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고용 불안감은 오히려 노조가 조성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홈플러스 측은 “해당 점포의 영업이 안타깝게 종료되지만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환배치가 이뤄질 각 사업장들의 현황과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까지 고려한 면담을 진행해 전환배치에 따른 직원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노조는 또 황금연휴, 명절연휴에도 기습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월급은 올려달라면서, 회사가 월급 줄 돈을 못벌게 하고 있는 셈”이라며 “회사가 망하면 월급도 못받는다는 것을 이들은 정녕 모르는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노사 간 갈등이 이처럼 강대강 구도로 심화되면서 당분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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