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KB금융지주 회추위 윤종규 현 회장 차기 회장 후보자로 결정
11월 중 예정된 임시주총서 최종 선임 예정
안정적인 경영성과 3연임 배경으로 꼽아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FE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1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앞서 지난달 28일 회추위에서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으로 선정된 김병호 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 윤종규 현 회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중 윤종규 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오는 25일 회추외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11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열린 후보자 인터뷰에는 4인의 후보자가 모두 참여했으며 후보자의 모두 발언과 회추위원과 후보자간 질의응답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추위원들은 뉴 노멀(New Normal)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과제,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우위를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글로벌 진출 방안, 고객, 주주,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 구축 방안, ESG 추진 전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문을 통해 후보자들을 심층 평가했다. 이후 실시된 투표 결과 윤종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됐다.

선우석호 회추위 위원장(홍익대 교수)은 "모든 후보자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제로 베이스에서 심사하고 평가했다"면서 "인터뷰에 참가한 네 분 모두가 차기 KB 회장으로 손색이 없는 분들이었지만 윤종규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고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디지털 금융혁신 등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했으며 ESG에 대해서도 남다른 철학과 소신을 보유하고 있고 코로나19와 같이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종규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에 회추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KB금융그룹 주요 경영성과(자료=KB금융 제공)
KB금융그룹 주요 경영성과(자료=KB금융 제공)

◆ 윤종규 회장 3연임 배경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새로운 임기 3년을 보장받게 되면 윤종규 회장은 역대 KB금융 회장 가운데 3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KB금융은 2008년 9월 설립 이후 총 4명이 회장직을 역임했다 . 제1대 황영기 초대 회장(2008년 9월~2009년 9월)을 시작으로 제2대 어윤대(2010년 7월~2013년 7월), 제3대 임영록(2013년 7월~2014년 10월), 제4대 윤종규 현 회장(2014년 11월~2020년 11월)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 회장의 3연임 배경에는 안정적이고 확고한 경영성과가 바탕이 됐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1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윤 회장 취임 3년 만인 2017년에는 3조3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그 후 매년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첫 연간 순이익 3조원을 돌파한 2017년에는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이후 9년 만의 일이었다. 이후 KB금융은 신한금융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7년 당시 자칫하면 KB금융이 신한금융에 밀려 2위로 고착화 될 수 있엇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윤 회장의 경영판단과 조직 내·외부를 아우르는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꼽는다.

KB금융은 확고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증시에서도 대접이 달라졌다.

2014년 10월 당시 KB금융의 시가총액(14조9000억원)은 신한금융(23조3000억원)에 크게 뒤졌지만, 2017년 7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금융지주 시총 1위 자리를 신한금융으로 부터 넘겨받았다. 그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시가총액 경쟁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선두자리를 놓고 경합 중이다.

이처럼 KB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윤 회장이 주도해 온 비은행 부문 강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KB손해보험(구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구 현대증권)에 이어 올해는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으며 경쟁력 있는 비은행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인수합병했고 은행-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 임기 3기 풀어야할 과제는?

새 임기 3년을 맞이하는 윤 회장에게 과제도 있다. KB금융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아직 다른 대형 금융그룹들에 비해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이런 이유로 새로 맞이하게 된 임기 동안 윤 회장의 역점 사업은 글로벌 부문에 맞춰질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KB금융 내에서는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달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하고 인니 현지에 자체적 네트워크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선 지난 4월에는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은행(MDI)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KB대한특수은행'을 설립하고 지난해 11월에는 인니 현지 여신금융전문회사인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PT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는 인수통합 과정을 거쳐 국민카드의 해외 자회사로 출범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사의 지급보증 등으로 조달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한편, 우량 자산 중심의 현지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빅테크(Big-tech)들의 금융업 진출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을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에 비해 적은 규제를 받으면서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우선 KB금융은 결제 플랫폼 출시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KB국민카드를 주축으로 다음달 'KB페이(KB Pay)'를 선보일 예정으로 KB페이는 KB금융그룹 전 계열사를 통해 사용이 가능한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금융사가 주도하는 첫 번째 간편결제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노조와의 관계 복원도 윤 회장에게 과제로 남는다. KB노동조합협의회(노조)는 윤 회장의 이번 3연임에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노조는 윤 회장이 지난 2014년 첫 임기를 시작할 당시에는 윤 회장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양측이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있다.

2016년 12월 열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직후 노조가 회사 개입 의혹을 주장한 게 발단이다. 이때 현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노) 위원장이면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기도한 박홍배 위원장이 당선됐는데 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을 들고 나와 그를 중징계하며 당선을 무효처리 했다. 결국 박 위원장은 재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업계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윤 회장과 노조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보고있다. 특히 노조는 11월 예정된 임시 주총 때까지 윤 회장 재연임 반대 의결권을 모으고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어서 마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KB금융그룹 최초 3연임 회장 ... 윤종규 그는 누구?

윤 회장은 '상고 출신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1955년 전남 나주 출생인 윤 회장은 광주상고를 나와 1974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원으로서 삶을 시작했다. 그는 은행을 다니면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야간으로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 경영학 석사학위와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대학 재학 중에는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했고 일본 근무중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특히 제25회 행정고시에 차석으로 합격했으나 학내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최종 임용에서 탈락하면서 공인회계사로 진로를 바꿨다. 

윤 회장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였던 시절에 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과 인연을 맺었고 김 행장이 주택·국민은행 합병 후 통합 국민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첫 번째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2002년 3월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장(CFO)으로 영입됐다. 당시 김 전 행장이 윤 회장을 영입하기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 재직 시설 국민은행 출신과 주택은행 출신들 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 속에서 양쪽 모두에게 인정을 받을 만큼 신망이 두터웠다고 전해진다. 그는 2004년 자신이 CFO로 있을 때 처리했던 국민카드 합병회계 문제가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기준 위반이라는 판정을 받아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국민은행을 떠났다. 이후 해당 사건은 소송을 거쳐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은행을 떠난 후 윤 회장은 법무법인 김앤장 상임고문으로 있다가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시절 지주사 CFO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아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복귀 이후 KB금융 내에서 다방면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윤 회장은 2014년에는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을 제치고 4대 KB금융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당시 윤 회장은 "리딩금융그룹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공표하고 조직 키우기에 나섰고 지난 2017년에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KB금융을 이끌고 있다. 윤 회장의 임기는 11월 20일까지다. 이날 회추위의 회종 회장 후보로 결정되면서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된 윤 회장은 11월 중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3기 임기를 시작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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