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 기관과 외인 매도세 막고 '매수' 러시
해외주식 직구족 '서학개미', 테슬라 4조원 가까이 보유
개인투자자 증시 유입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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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에 10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유가증권시장 43조5564억원, 코스닥시장 12조3764억원이었다. 양대 국내 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이 55조9327억원치에 달했다.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도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포털에 따르면 작년 말 투자자 예탁금은 27조300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 15일 기준 56조6000억원 규모까지 상승했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를 방어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동학개미운동’이 신조어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서학개미’ 등 해외주식 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용어가 새롭게 등장하기도 했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135억7000만달러(약 16조원)에 달한다. 2017년 기준 14억5000만달러에서 약 9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동학개미’들이 대표적으로 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다. 동학개미들의 테슬라 보유 주식 규모는 4조3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저금리, 저성장, 부동산 규제 강화 등 대내외 변수에 의해 주식시장으로 몰려온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외 주식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합산하면 100조원을 상회한다. 각각 ▲국내주식 투자액 55조원 ▲투자자예탁금 56조원 ▲해외주식 투자액 16조원 수준이다.

예탁금 증가액과 해외주식 순매수에는 국내 기관의 자금도 포함돼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확대되면서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호황 등 실적에 이같은 요소들이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투자 금액은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주식투자 붐’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상황과 공매도 금지 등 국내 주식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주식시장 과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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