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손보 입찰, 단독 나선 교보생명 "가격조건만 맞춰지면 끝까지 완주"
악사손보 입찰, 단독 나선 교보생명 "가격조건만 맞춰지면 끝까지 완주"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0.09.2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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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매각 후보였던 신한금융 결국 포기... "마켓쉐어가 너무 작다"
예비입찰 실패한 악사손해보험 원인은 가격? … 신한금융그룹과 교보생명 엇갈린 판단
매력 없는 매물 가격 경쟁하기엔 낭비 … 신한금융그룹은 리딩 금융 담보할 매물 절실
사진=금융경제신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악사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오면서 보험업계 M&A시장이 다시 뜨겁게 불타고 있다. 포화 된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국계는 법인을 매각하고 국내 금융사는 이틈에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시장 요구가 많아진 탓이다.

다만 시장에 거론되는 회사 중 정작 매력적인 매물은 드물다는 점에서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았던 신한금융그룹과 거론되지 않았던 교보생명의 입찰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신한금융그룹 입찰 포기는 예견된 일 … 리딩 금융 올라설 매물이 필요해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유력 매각 후보였던 신한금융그룹이 빠진 상황에서 단독 입찰에 나선 교보생명이 가격조건만 맞춰지면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신한금융그룹이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됐던 일이다. 이는 KB금융그룹과 리딩 금융 싸움이 치열한 만큼 자산규모가 큰 매물이 나와야 사이즈가 맞춰지는데 시장 점유율이 낮은 악사손해보험은 해당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던 KB금융그룹 같은 경우 생명보험사를 파이를 키우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한 상황에서 나온 매물이라 조급한 입장이었다면 신한금융그룹은 단순히 KB금융그룹에 리딩금융에 밀렸다는 것 말곤 당장 순위 경쟁에 조급하게 굴 이유가 없었다.

다만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해 빠르게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며 악사손해보험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은 했다.

그러나 변수는 가격이었다. 당시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가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었다면 악사그룹이 요구한 악사손해보험의 가격은 최대 3000억까지 부풀려져 있다.

가격 협상을 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없는 매물을 두고 신한금융그룹이 무리하게 들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체급에 맞지 않는 일로 비춰질 수 있었다. 마침 한화손해보험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일어나면서 신한금융그룹은 토론 끝에 나서지 않게 됐다.

즉 지금 상황에 알맞은 매물은 없지만 매수자는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조만간 중형급 손해보험사 매물이 나오기만 한다면 충분히 살만한 여건이 조성됐기에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직접 세우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장 순이익은커녕 자산을 키우는 데 한계가 커 그다지 매력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중형급 손해보험사 매물을 기다리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이 더 설득력 있게 됐다.

◇ 악사손보 나홀로 입찰 나선 교보생명 … FI 분쟁 중인 상황에서 완주 조건은 ‘가격’

그렇다면 FI와 분쟁 중인 교보생명이 손해보험 시장 점유율도 낮은 악사손해보험에 대해 어떤 가능성을 보고 무리하게 나섰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교보생명이 나선 것은 악사손해보험의 매각가가 현저히 낮아질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깔린 것이 컸다. 이는 예비입찰 과정을 통해 본 악사손해보험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게다가 손해보험사 라이선스에 의미를 부여하며 높은 프리미엄을 받겠다고 올려놓은 가격은 오히려 신한금융그룹 입장에서 매력을 낮추는 요건까지 되면서 배짱부리기는 더욱 어려워진 모양새까지 몰렸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투자한 비용이 있어 바라는 액수는 큰데 시장 반응은 이에 미치지 않아 악사그룹이 가격을 높일 명분마저 사라진 형국이다. 문제는 악사그룹이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까지 매각하면서 완전히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상황이다.

당장 철수를 하고 싶어 안달 났다는 건 회사가 시간을 끌만한 여유가 없다는 의미인데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도 한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부터 실적 악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결국 시간에 쫓기는 악사그룹이 매각을 원점에서 논하기는 애매한 시점이다. 그러므로 교보생명 조건에 맞춰 가격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가격을 높이려면 교보악사자산운용 지분과 악사손해보험을 교보생명 측에 통매각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FI와 국제 소송 전을 벌이면서 어느 정도 시간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결국 풋옵션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입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입장에선 앉아서 기업을 뺏기는 것보단 최대한 많은 자회사를 보유해 분리 독립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FI들은 시장 점유율이 낮은 교보생명 자회사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어 이러한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악사손보가 처음부터 손해보험사 프리미엄 하면서 높은 매각가를 외칠 때부터 어느 정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겠다고 예상했다”면서 “그나마 교보생명이 응찰에 나서면서 숨은 돌렸으나 목표 값을 받고 팔겠다면 한국 시장 철수는 없던 일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보생명이 가격 조건만 맞춰지면 끝까지 매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입장이기에 악사도 더는 큰 고집을 부리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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