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원 미만 보험료로 특정위험 보장 … 종류도 시스템도 천양지차
저렴한 보험료에 다양하 서비스까지 받으니 일석삼조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손쉽게 가입 … 온라인 익숙한 MZ세대 주 수요층

사진=금융경제신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생명보험 시장에 때 아닌 미니보험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다. 월 1만원 미만 저렴한 보험료가 최대 장점인 미니보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과거 미끼상품으로만 접근했던 보험사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상품을 다양화 시키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

◇ 스스로 보장 받고 싶은 것만 모아 가입 가능 … 장기 아닌 단기 유지가 트렌드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자 생명보험업계가 비대면 영업채널을 통한 역량 확대 차원에서 미니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미니보험이란 월 1만원 미만의 보험료로 판매하는 상품으로 보장 내용이 여타 보험과 달리 많지 않고 단순해서 약관내용조차 어렵지 않은 보험을 말한다. 특히 가입 기간은 단기가 많아 유지에 따른 부담감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미니보험 가입자들은 보장 받고 싶은 특정 보장 상품만 쏙쏙 골라 각각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 마디로 개인이 보장을 스스로 설계하는 DIY가 가능한 것이다. 보험료가 너무 저렴하다보니 쇼핑하듯이 장바구니에 담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까지 받으니 일석삼조다.

다만 특정 보장을 담아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미니보험의 종류가 한정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종류가 너무 많아 뭘 골라야 하나 고민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시국 속 보험사마다 너도나도 상품을 출시해 상품 시스템 경쟁도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생명에서 내놓은 사후정산형 P2P보험 ‘보험료 정산 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이 그렇다. 이 보험 특징이 나이에 따라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금액은 빼고 나머지 금액을 가입자들에게 위험률차 이익 90%를 그대로 돌려준다.

가입기간이 6개월이라 짧고 가입자들이 건강하면 건강할수록 돌아올 보험료 총량이 커져 보험료를 내도 가입자도 보험사도 손해가 되지 않는다. 덕분에 생명보험사 최초 금융규제 샌드박스에서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받기도 했다.

또 하나생명의 (무)손안에 골라 담는 암보험은 내가 필요한 보장 내용만 골라 가입자 스스로 설계하는 암 보험이다. 걔 중 남·여 특정암도 일반암과 똑같이 수준으로 보장해주고 보험료는 1년에 딱 1번만 내기에 다달이 나가는 보험료 스트레스에선 해방 된다.

이밖에 ▲처브라이프가 출시한 오직 유방암만 생각하는 보험과 오직 위암만 생각하는 보험 ▲NH농협생명에서 출시한 온라인 뇌·심장 튼튼 건강보험 ▲오렌지라이프의 무배당 오렌지 뼈팩트 상해보험 등 특정 리스크만 가지고 상품을 출시해 해당 보장에 대해서 파격적인 보험금을 주는 형식을 취해 보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경우도 많다.

◇ 주 수요층 온라인 익숙한 MZ세대 … 80.1% “코로나 끝나도 비대면 소비 안 바꾼다”

그렇다면 미니보험에 가입하는 주요 수요층이 어디일까? 위에 설명한 바대로 보험료가 1만원 미만이라 일각에서는 지갑이 얇은 가입자가 주 수요층이라고 보고 있기도 하다.

확실한 건 미니보험이 평균 타 보험 상품에 비교하면 보험료가 저렴한 건 맞다. 그러나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지갑이 얇은 가입자가 주 수요층이라고 보는 건 한계가 크다.

다만 현재 2030세대인 MZ세대(199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년생)들의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니보험은 온라인 보험이 많아 보험설계사를 통한 가입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보험의 인식이 좋아 충동적으로 구입하는 것 또한 아니다.

이들은 과거와 다르게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 비대면 문화가 하나의 소비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협회가 조사한 온라인으로 보험 정보 탐색하는 이용자층을 살펴보면 20대가 50.9%, 30대는 46.7%로 타 세대들과 비교해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을 근거로 생명보험업계 온라인 영업채널 최근 5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5년 76억원에 그친 초회보험료가 지난 2019년 169억원으로 4년 차이 123.6%가 증가하기도 했다.

재밌는 건 한번 비매면 소비를 한 소비자일수록 다음에도 비대면 소비를 한다는 사실이다. 실제 지난 2분기 서울연구원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비대면 경제를 주제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4.2%가 비대면 소비활동을 경험했고 금융 분야 비대면 선호비중이 음식, 쇼핑, 오락보다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비대면 소비를 한번 경험한 이들 중 80.1%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즉 앞으로 소비시장은 오프라인보단 온라인으로 급격한 전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온라인으로 소비층이 옮겨왔지만 보험 가입으로 유도하는 데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도 있다. 이는 온라인으로 보험을 가입할 때 복잡한 가입과정과 너무 자세히 많은 약관이 기재 된 내용을 보고 가입을 꺼려하는 경우가 불편한 점을 지목돼서다.

이 때문에 미니보험에 보다 많은 가입자를 늘리려면 보험가입자들 요구대로 가입절차를 간소화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상품 위주로 보장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구 결과나 설문조사를 보더라도 지금 2030세대들이 비대면 소비문화는 고스란히 4050세대가 되어서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주 소비층을 잡으려면 바뀐 트렌드를 인지해 상품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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