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 4세대 모델 디자인 담당 유망주
유퀴즈 출연 임원에 폭설 들었다는 직원들 제보 잇달아
현대차 사내직원에 '가정사로 자살' 물타기 시도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 연구원이 고위 임원의 폭언·폭설을 못견디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업계와 각종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달 초 현대차 디자인센터 연구원 A씨가 자살했다. 그런데 A씨 자살 원인에 최근 케이블방송 tvN 인기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던 고위 임원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A씨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4세대 모델의 디자인 등을 담당했다. 내외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연구원이었으나, 최근 업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아보였다고 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 한 직원은 “내부적으로 참 안타깝고 슬퍼하고 있다”며 “다만 자세한 내용은 민감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래가 촉망되던 A씨의 자살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현대차 디자인센터 직원들은 이 회사 고위임원의 폭언·폭설을 그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 직장인 익명소통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A씨의 사망 이후 해당 고위 임원의 폭언·폭설에 관한 제보가 잇달았다.

현재 삭제된 글이지만 같은 회사 직원인 B씨는 이를 통해 “현대디자인센터에서 발생한 이 슬픈 일을 공유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쇼맨십에 취해 있는 유퀴즈 전무는 사과하고 나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퀴즈 전무는 호불호가 극심해 마음에 안 드는 인원에게는 ‘너는, 내가 회사 나가라고 디자인을 이렇게 만드는 거냐’ 등의 폭언을 눈에 보일 때마다 한다”며 A씨에게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자주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회사의 직원 C씨는 “임원들이라고 같은 직원 대하는 게 너무 선을 넘는 것 같다”며 “욕먹으면서도 가족 있는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다니지만 누가 정신적으로 버틸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사실이라면 최근 방송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종합 예술'로 정의하며 팀워크를 강조했던 해당 고위 임원의 철학과 정면 배치된다.

그는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 당시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라며 “디자인팀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설계, 플랫폼 등 모든 부문의 종합 예술과도 같은 것이 자동차”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군대식 문화로 대표됐던 현대차그룹의 조직 문화가 아직 다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자율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디자인센터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돼 향후 파장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디자이너 자살 건에 대해 현대차 직원은 "홍보팀인지 인사팀인지 사내 직원에게 고인의 가정사로 자살한 것이라며 물타기를 시도한다"며 "자녀가 2명이나 있는 건실한 아빠가 회사에서 말하는 이유로 자살까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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