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몰 띄우려고 타 쇼핑몰 검색배제 … 공정위 통해 과징금 확정
공신력 높여야 할 검색엔진에 알고리즘 조작 드러나 … 보험업계 “혹시가 역시나”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국내 최대 검색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자사 쇼핑몰인 네이버 쇼핑을 띄우기 위해 타사 온라인 오픈마켓 검색 노출을 배제시키는 행위가 걸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이 부과됐다.

다만 그동안 의심만 했던 일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지난 7월 보험설계사 블로그 노출 배제 의혹을 제기했던 보험업계가 혹시나가 역시나였다는 반응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 자사 오픈마켓 띄우려고 가중치 부과해 노출 빈도 늘려나가 … 전 산업 독점 발판 마련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네이버가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사 브랜드인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경쟁사 오픈마켓 및 컨텐츠를 의도적으로 검색에서 배제해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4월 네이버는 경쟁사 오픈 마켓 상품에 대해 1미만의 가중치를 부여해 타사 상품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고 그 해 7월 자사 오픈마켓 상품 페이지 당 일정 비율 이상 노출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

지난 2013년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 판매자수에 추가로 가중치 1.5배를 부여해 노출비중을 올려 동일한 쇼핑몰 상품이 연달아 노출되도록 했다. 이는 고스란히 경쟁업체 상품 노출 순위를 하향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번 일이 단순 국내 최대 검색사이트인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타사 오픈마켓이나 쇼핑몰 노출을 막았던 것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형 플렛폼 기업이 자사 검색엔진만으로도 전 산업을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탓이 커서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그동안 네이버가 검색을 통해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말들이 암암리 소문만으로도 횡행했지만 의심만 됐을 뿐 이번처럼 대놓고 드러난 적은 없었다. 이는 네이버가 막상 검색엔진을 달리한다고 해도 이해충돌이 걸리는 일이 크지 않았다.

그렇지만 네이버 사업영역이 점차 쇼핑, 금융, 부동산 등으로 넓어지면서 말 그대로 이해충돌이 발생했고 거대한 플렛폼을 들고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단순히 검색엔진을 활용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발상 자체가 독점적 시장 지배자의 갑질이 되버린 것이다.

◇ 공신력 높여야 할 검색엔진으로 장사 … 믿고 이용할 수 있나 의문

사진설명 - 지난 3개월 간 국내 검색엔진 순위출처 - 인터넷 트랜드, 금융경제신문
사진설명 - 지난 3개월 간 국내 검색엔진 순위
출처 - 인터넷 트랜드, 금융경제신문

실제 빅데이터 업체인 인터넷 트랜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검색엔진 1위는 31.88%를 차지한 구글을 제치고 네이버가 60.34%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글은 유튜브나 자사 SNS를 통해 확보 된 비율로 과거보단 많은 순위가 올라왔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검색 분야에선 압도적으로 1등을 유지했다.

즉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공정위의 시선은 각 개별 사업 점유율로 접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의미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일로 네이버는 공정위에 대놓고 걸린 쇼핑몰 문제는 시정명령을 받아 개선이 진행 돼 일단락 될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지난 7월 한 차례 본지가 보도한 바대로 보험을 검색하면 과거엔 노출됐던 보험설계사 블로그가 전혀 검색되지 않고 블로그 탭을 눌러야만 보이도록 설정 된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즉 여전히 상위권 검색 노출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진 보험설계사들은 비대면 영업을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효과가 과거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선 네이버 블로그 상단 노출이 안 되면서 모객효과가 떨어진 것도 컸다고 항변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재밌는 건 네이버가 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전에 일었던 논란이란 점이다. 당시 갑질조짐이 그대로 같은 달 논란이 된 차 보험 비교 서비스에서도 온라인 광고로 접근해 보험사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보험설계사 설계 수수료만큼 달라는 요구는 상식을 한참 벗어난 갑질이었다.

결국 업계 반발을 뒤집어쓰고 한발 뒤로 물러났지만 업계 신뢰를 한참 잃어버린 뒤였다. 이미 검색엔진 알고리즘은 조작됐고 네이버가 마음먹기에 따라 어느 상품을 띄우거나 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준 탓이다.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도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던 소비자들이 신뢰를 상실한 네이버를 계속 검색엔진으로 활용할지도 의문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혹시나가 역시나로 누구도 단순히 쇼핑몰만 검색엔진을 조작했다고 생각하지 않게되면서 신뢰도에 손상이 커졌다”며 “갑질은 네이버가 하지만 그 검색엔진 1위를 만들어 준 이용자 노력에 대한 대가가 크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 네이버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많이 옮겨가는 현상도 이용자들의 노력을 값 싸게 이용하려던 네이버가 겪은 대가”라며 “여전히 구글에 밀리지 않기 위해 조급하게 굴다보니 사업에서도 무리수가 커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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