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회장 및 4대 시중은행 은행장 국감 증인 출석 불발
'가자 20년!' 외친 이동걸 ...  야당 의원들 난타 예상
취임 후 첫 국감 데뷔전 치르는 윤종원 ...  '임직원 비위 논란'에 가시밭길 예고

지난 7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윤종원 기업은행 은행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7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윤종원 기업은행 은행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지난 7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본격 국감을 앞둔 금융권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지주 회장과 시중은행 은행장들은 줄소환을 피할 수 있었지만 내주 감사를 앞두고 있는 국책은행장들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가 예상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8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등을 시작으로 국감에 돌입했다. 정무위는 26일까지 국감을 진행하는데 금융권에 대한 감사는 오는 12일부터 본격 시작된다. 12일 금융위원회, 13일 금융감독원, 16일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20일 예금보험공사·한국예탁결제원 등이 감사를 받는다. 23일에는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당초 정무위 일부 의원들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은행장에 대한 증인채택을 시도했으나 막판에 부행장 등 실무진 중심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많은 증인들을 부르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여야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피감기관으로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감 출석을 피할 수 없는 국책은행 수장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16일 피감기관장 자격으로 정무위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새 임기를 맞고 첫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감 데뷔전을 치르지만 이들의 대한 험난한 국감이 예고된다.

◆ '가자 20년!' 외친 이동걸 ...  야당 의원들 난타 예상

우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집권)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건배사로 "가자! 20년!"을 제안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야당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할 국책은행장으로서 부저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이틀 뒤인 24일 이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발언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며 사과했으나 야당은 제대로된 사과를 받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 적절했는지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있다. 또 현산이 이미 지급한 계약금 반환 문제를 두고 현산과 산은간의 법정 공방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 해이 문제도 언급될 수 있다. 지난 7월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산업은행 기관운영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직 산은 지점장이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업무상 사용했다고 꾸며낸 사실이 밝혀졌고 산은 퇴직자가 설립한 경비용역 업체에게 부적절한 입찰을 돕고 업체 관계자와 같이 골프를 친 직원도 있었다.

아울러, 산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을 편법으로 회피해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에 장기 투자했다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 기업에 배상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무위원들은 참고인을 채택한 상태다.

◆ 취임 후 첫 국감 데뷔전 치르는 윤종원 ...  '임직원 비위 논란'에 가시밭길 예고

취임 후 첫 국감 데뷔전을 치르는 윤종원 기업은행장도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최근 발생한 직원들의 비위 논란, 부실한 내부통제,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기업은행의 한 직원은 자신의 가족 명의로 76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해 부동산 투기에 나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윤종원 은행장이 직접 나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은행장으로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에 나섰다.

그러나 윤 행장이 사과한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5일에는 경북의 한 기업은행 지점에서 근무한 A지점장이 고객으로터 거래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해 정직 처분을 받은 것이 알려져 다시 세간의 비난을 받았다.

아울러,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86건, 사고금액은 488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사고 금액이 가장 큰 곳이 기업은행(1337억원·15건)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다.

여기에 디스커버리펀드자산운용 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를 금융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6700여억원 어치를 판매했고 현재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 채권펀드 695억원과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 채권펀드 219억원이 환매중단 상태다. 환매중단 금액만 914억원에 달한다. 현재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자들은 피해 대책위를 꾸려 4월부터 100% 자율배상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장하성 주중대사(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친동생이라는 점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번 기업은행 국감에서 윤종원 은행장에게 역시 이러한 의혹 제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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