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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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첫 거래를 개시했지만 이날 장 초반 ‘따상’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따상’으로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27위로 직행했으나 2거래일인 16일 20만원 초반대까지 내려왔다. 

지난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코스피 상장 후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5~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 후 빅히트의 ‘따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고, 장 초반 ‘따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일 일시적인 ‘따상’ 후 하락세로 반전됐고, 당일 종가는 25만8000원을 기록했다. 

공모 청약 경쟁률로 607대1로 인기를 입증했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은 심상치 않다. 빅히트의 청약증거금은 58조4000억원 가량 몰렸고 공모가 기준 시총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장밋빛 전망은 힘을 잃었다. 2거래일 연속 시가총액이 3조 가까이 증발하면서다.

빅히트는 상장 전부터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상장 후 반응은 냉담하다. 한때 장외시장 등에서 한 때 45만원까지 매수 수요가 몰렸지만, 하루에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다. 16일 장 마감 기준 종가는 21만원 선에서 형성됐다.

다만 빅히트의 공모가는 13만5000원으로, 현재도 이미 공모가에 비해 가격 수준은 높다. 공모 청약 당시 1억원을 넣은 청약자는 약 16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다만 가격 흐름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고, 기관 보호예수물량이 43.9%라 매도 물량이 추가로 풀릴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빅히트의 영향으로 지난 15일 동종업계인 엔터주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빅히트가 잠깐이지만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달리 JYP, YG, SM 모두 전일 대비 하락하며 ‘빅히트’ 상장에 따른 충격파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이미 3사의 시총을 상회한다. 

◇ 빅히트 고객군 ‘3040’ ... 새로운 ‘큰손’ 부상

빅히트의 인기 비결은 전 연령에 골고루 분포하는 고객군으로 설명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빅히트 공모 청약에 참여한 새로운 ‘큰손’은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빅히트 공모 청약 고객군을 연령대 별로 분류하면 절반 이상이 3040세대였다. 52%의 고객이 빅히트 공모 청약에 참여했고, 60대 이상 투자자 비중은 17%를 기록했다. 

빅히트의 인기 비결은 엔터테인먼트와 IT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저금리 환경으로 인해 기대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계좌개설 또한 지점이 아닌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온라인 청약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당 청약금액을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4억5000만원으로 1인당 비중에서는 가장 높았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자산가층이 두터운 연령대라 자금 여력이 풍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당시 넷마블 공모 청약을 진행했던 때와 비교했을 때 당시 공모주 청약 참여 3040세대가 약 35%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빅히트 청약은 50% 이상이 참여하면서 공모 청약에 참여하는 3040세대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 예상 벗어난 수익에 공모주 청약 열풍 ‘시들’해질 듯

빅히트 상장을 보면서 수익이 예상을 벗어나면서 공모주 청약 시장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히트의 청약 ‘선전’은 공모주 청약에 대한 기대감도 내포돼있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에서 공모주 ‘대박’ 열풍이 이어지자 시장에 학습효과가 나타났고, 공모주 시장이 과열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투자자들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엔터주의 한계”라고 지적한다. 엔터주 특성 상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고, 빅히트는 BTS(방탄소년단)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사업 비중이 편중돼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터주 특성 상 중국 한한령이 풀리기 전까지는 호재가 없다”면서, “빅히트 열풍은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규모가 크고, 공모주 시장에 대한 과열이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빅히트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마감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20만원 깨지는 건 시간 문제다”, “공모가가 너무 높았다” 등 회의론을 드러내고 있다. 또 빅히트 상장을 앞두고 발간된 증권업계의 리서치도 실효성이 있냐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가총액이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리서치들이 다수 발간됐고, 목표 주가를 30만원선까지 제시하는 등 근거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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