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헷지 비용까지 더해진 美 회사채 사는 건 손해 … 韓국채가 더 매력적
미 대선 결과 따라 해외투자 한도 늘릴 기회 … 바이든 승리해야 그나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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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2월 보험업계 숙원과도 같았던 해외투자한도 비중을 현행 30%에서 50%까지로 상향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정작 보험사들은 해외투자한도를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국내 국채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채권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반대로 한국의 국채시장이 상대적 고평가되면서 보험업계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릴 수 있음에도 나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 국채금리를 살펴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 20일 (美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만기 수익률이 전날 대비 0.0048%가 오른 0.7698%를 기록했다. 이는 그나마 코로나19 관련 부양책 합의에 따른 낙관론이 제기 된 영향으로 지난 6월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금리다.

그러나 같은 날 국내 국고채 10년물 기준 금리는 1.462%로 지난 주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지난 19일과 비교해선 0.21%가 올랐다.

사실상 미 국채와 국고채 금리 격차는 0.6%의 격차가 벌어져 상대적 자산규모가 취약한 국내 보험사가 무턱대고 해외 국채시장에 뛰어들어다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상황인 셈이다. 여기다 환헷지 비용까지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해외투자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에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가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려면 실사가 필수적인데 코로나19 여파로 2주 자가격리조치를 하면서 이동할 때마다 리스크가 커져 못하는 영향도 크다”며 “그나마 최근 원화 강세로 환헷지 비용은 줄었지만 국내 보험사는 자본이 취약해 변동성이 올 경우 환위험이 매우 높아져 차라리 국내 투자가 안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 국채 시장 불안정이 이처럼 심화 된 것은 불과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강력한 시장 부양정책이 이어지면서 호조로 이어진 채권 시장에도 한계를 다다른 것이 컸다.

게다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손꼽히는 정크본드 발행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웠지만 정작 정크본드 투자자들은 이를 투매로 화답하면서 그동안 코로나19 여파 속 미 기업들 산소통 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에 이른 것도 컸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 승리를 위해 막아 놓은 추가 부양대책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안전한 채권시장으로 자본이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분류되는 미국 회사채 관심도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미 대선 결과다. 트럼프 행정부가 승리할 경우 현재 기조와 크게 달라질 게 없지만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함께 미국 정부 재정 지출 확대가 예고된다. 즉 미 국채금리도 상승하며 국내 보험사들이 투자할 여력이 마련될 수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국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언젠가 미국을 추월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트럼프가 오히려 시장을 어지럽혀 중국 성장 속도를 못 따라가다 보니 불확실성이 점점 커진 상황”이라며 “바이든 정책이 별로라는 것을 떠나 트럼프 불신이 늘어나 자본 시장도 이대로 안 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국내 보험사도 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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