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다음달 말 임기 종료
후임 인선 논의 착수 ... 26일 은행연합회 이사회 킥오프 회의 개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거론

▲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사진=은행연합회 제공)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30일로 끝나면서 후임 회장 인선 논의가 곧 시작된다. 차기 회장 후보로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한데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산업 진출에 대한 위기감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금융권의 변화 등 난제가 많아진 만큼 금융당국을 상대로 은행권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해 줄 수 있는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되어주길 바라는 기대감 탓으로 해석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인선을 논의하는 킥오프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선출 방식, 세부 일정 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전에도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한 달 전 인선 논의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이사들의 개별 후보 추천으로 롱리스트(전체 후보자)를 만들고 다음달까지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추릴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숏리스트에서 단독 후보를 선정하면 22개 정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최종 선출되는 수순이다. 총회는 정회원사의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은행연합회 회장과 4대 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0개 회원사 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이사회 멤버인 은행장은 KB국민·신한·우리·하나·씨티·SC제일·KDB산업·IBK기업·NH농협·BNK경남은행장 등이다.

이번 차기 회장으로는 민간 출신보다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12명의 회장 중 4명(이상철·신동혁·하영구·김태영)만 민간 출신이었을 정도로 은행연합회장은 민간 출신이 드물었다. 또한 최근 은행들도 빅테크의 금융권 진입,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대관업무가 중요해지자 관(官) 출신을 원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이나 관가 유력 인사들의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은행연합회장은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임기 3년을 보장받기 때문에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선호했던 자리였다. 최근 고위 공직자의 민간기업 재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취업 제한이 거의 없는 은행연합회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전직 장관급 인사나 국회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사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전 의원 등이다.

장관급 관료 출신인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은성수 금융위원장보다 선배이기도 하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장에서 퇴임한 이후 지난 8월 라이나생명의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으로 올라 진퇴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그러나 그가 금융위원장에서 퇴임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전 금융업권을 관리하던 인사가 1년만에 특정 업권만을 대변하는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첫 입성해 17·19·20대 국회에서 3선을 지냈다. 19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위원을, 20대 국회에서는 정무위원장을 맡아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 받는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공천이 배제돼 4선에는 실패했다.

민 전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 주류·비주류 의원들과 두루 교류하며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췄고 8년 동안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한 만큼 은행권과 정치권 간 가교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은행권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중 은행권 경험이 없는 인사는 없었다. 모두 회장이 되기 전 시중은행이나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은행 등에서 근무했다.

이 밖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은행연합회 정관 상 회장은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어 김태영 현 회장이 연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연임 가능성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연임을 한 사례가 정준택 전 회장 밖에 없고, 김태영 회장 본인도 연임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고 있는 탓이다. 또한, 아직 킥오프 회의가 개최되기도 전이라 전혀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다가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융노조는 정치인 및 관료출신 회장의 하마평에 관치금융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언론들이 은행연합회장 인선의 중요한 본질은 외면한 채, 전직 관료·정치인·현직 은행장·기관장들까지 후보군으로 거론하며 연예 기사 쓰듯 자극적인 기사만 나열하고 있다"며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관치금융', '밀실·낙하산 인선'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객관적인 평가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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