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및 택배 수요 급증, 코로나19 등 상황 변화
네이버-CJ대한통운 제휴, 마켓컬리 등 경쟁사 의식한 듯
쿠팡, 택배사업 참여시 대한통운, 한진택배와 바로 경쟁 구도

쿠팡이 지난해 반납했던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쿠팡)
쿠팡이 지난해 반납했던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쿠팡)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쿠팡이 국토교통부에 택배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으로 택배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로켓배송 물량 증가로 외부 물량을 처리할 여력이 없다며 사업자 자격을 반납한 지 14개월 만이다.

쿠팡은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서비스가 최근 국토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택배 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시설 등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다시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택배사업자는 매년 자격 유지 심사를 받는다. 이때 3자 물류(외부 업체 물량)를 어느 정도 소화하는지도 심사 기준이다. 지난해 쿠팡은 외부 물량을 운송하지 않아 사업자 자격 유지가 어렵다고 보고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택배사업자인 마켓컬리가 쿠팡의 일부 물량을 받아 운송을 대행하는 등 경쟁업체에게 물류를 맡겨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자 자체적으로 택배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쇼핑 사업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가 CJ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CJ대한통운으로 빠른 배송 역량까지 갖춘 것도 쿠팡 입장에서 입지에 대한 위협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쿠팡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물류 시설도 전국 기반 택배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최근 충청북도 음성군 지방산업단지에 대규모 첨단물류센터인 ‘금왕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전국 로켓배송 생활권 구축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장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금왕 물류센터는 약 3만 평 규모로 오는 2021년 8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총 투자 비용은 1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미국의 아마존처럼 자체적으로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반 상품관리시스템, 작업자 동선 최적화, 친환경 장비 도입 등 막대한 투자를 해 첨단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국토부는 쿠팡이 다시 제출한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택배 사업자 자격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택배 사업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5개 이상의 시ㆍ도에 총 30개소 이상의 영업소 ▲3000㎡ 이상의 1개 시설을 포함한 3개소의 화물분류시설 ▲물류운송 전산망 구축 ▲택배 운송용 허가를 받은 100대 이상의 차량 보유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쿠팡이 택배사업자가 되면 CJ대한통운, 한진 등과 같은 택배사로 쿠팡 제품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등 다른 기업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운송하게 된다. 쿠팡의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외부 업체 물량에도 도입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조3000억원 규모(2019년 기준)의 택배 시장에선 CJ대한통운이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이밖에 한진(13%), 롯데글로벌로지스(13%), 로젠택배(7%) 등 군소업체가 나머지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