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앱운영 평점 바닥권, 계열사간 온라인몰 통합 실패, 차별화된 경쟁력 없다"
앱평점은 바닥... 구글 플레이스토어(11월 2일) 롯데온(ON)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4점
"근본적으로 계열사 간 온라인몰 통합 실패" .. 고객들 계열사 앱 따로 이용
5월에 96만명이던 MAU, 9월에 86만명으로 줄어... 약 10만명 고객이 빠져나간 셈

[FE금융경제신문= 김용오 편집인] '롯데온(ON)'은 신동빈 회장의 미래 먹거리 야심작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출범 반년만에 곳곳에서 혹평이 터져나오고 벌써부터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본인이 '유통업의 달인'이라는 자신감에 취했을까? 경영 판단과 최종 책임은 리더에게 있지만  롯데온(ON)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은 참모들의 문제라는 지적이 크다.

판단이 너무 이른가?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그러나 이커머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롯데온(ON) 같은 이커머스 사업은 출범 2~3개월이면 향후 전망이 대충 예측된다"고 그들은 말한다. 처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명, 컨텐츠 등이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중요하다. 첫 이미지가 끝까지 간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롯데온(ON)을 아는 소비자가 별로 없다는 평을 듣는다.

롯데온(ON)의 출범에는 신동빈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야심이 컸고 자신만만했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의 지휘 아래 이커머스사업부를 신설한 뒤 2년간 3조원을 투자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ON)을 통해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 4월 28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쇼핑, 롯데닷컴, 하이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7개 계열사가 운영하던 온라인 쇼핑몰을 한번에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앱'으로 롯데온(ON)은 첫 선을 보였다. 롯데온(ON)의 핵심전략을 '전천후 맞춤형 서비스'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등 온.오프라인 회원수 3900만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믿었다. 내세운 슬로건이 '고객 1명을 위한 소비자 중심의 쇼핑 플랫폼'이다. 검색창조차 필요없는 플랫폼을 지향했다.

그리고 출범 6개월이 지났다. 롯데온(ON)은 반기성적표를 받았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실망스런 결과다. 롯데쇼핑 상반기 매출액은 8조 1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82% 급감했다. 2분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쇼핑 2분기 매출액은 9.21% 감소한 4조459억원,  영업이익은 98.5%  떨어진 14억원이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사태속에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도 롯데온(ON)은 제자리 걸음이다. 2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17% 성장했지만 롯데쇼핑 온라인 성장률은 1.2% 성장에 그쳤다.

온라인시장 전문가들은 롯데온(ON)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내린다. 미숙한 앱운영에 사용자 평점은 바닥권이고, 계열사간 온라인몰 통합 실패했으며, 차별화된 경쟁력 없다고 지적한다. 이커머스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롯데온(ON)은 "온라인 시장을 모른다"고 혹평한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이커머스 시장을 제대로 몰랐거나 참모들의 무모한 계획에 이끌렸던지 유통업의 최대 강자인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역량을 과대 평가한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롯데온(ON)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온라인 쇼핑몰의 핵심 경쟁력의 기본인 앱 운영의 미숙함이다. 지난달 '롯데온(ON) 세상 할인 프로모션'을 열고 있는 당시에도 2시간여 동안 또 접속 오류가 빚어졌다. 이 행사에는 소비자가 크게 몰릴 것이 예상됐다. 그러나 롯데온(ON)은 미리 대비하지 못했고 서버 과부하로 소비자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모바일 앱은 물론 웹페이지에서 조차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이런 아마추어 운영으로 롯데온(ON)을 소비자가 찾아주길 바란다면 '연목구어(緣木求魚)'다. 

등 돌린 소비자 마음은 수치가 말해준다. 2일 서울경제의 조사결과, 롯데온(ON)의 지난 6개월간의 월 실사용자수(MAU)는 쿠팡의 5%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앱의 MAU를 분석한 결과 9월 기준 쿠팡이 MAU 1991만명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롯데온(ON) MAU는 86만명에 그쳤다. 이는 쿠팡의 약 4.3%에 불과한 수치다. 기존 이커머스 앱들인 11번가(865만명), 위메프(555만명) 등에 훨씬 못미친다. 심지어는 같은 오프라인 유통 강자로 비슷한 시기에 이커머스에 진출한 신세계의 SSG닷컴(138만명)의 60% 수준이다. 특히 롯데온(ON) 론칭 직후인 5월에 96만명이었던 MAU가 9월에 86만명으로 줄었다. 약 10만명의 고객이 빠져나간 셈이다.

앱에 대한 평가도 냉혹하다. 롯데온(ON) 앱 평점은 바닥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11월 2일 기준)에서 롯데온(ON)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4점이다. 경쟁사인 티몬(4.6점), 위메프(4.5점) 11번가(3.9점) 옥션(3.8점) SSG닷컴(3.6점)과 비교해보면 롯데온(ON)이 소비자로부터 얼마나 외면받는지 알 수 있다.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계열사 간 온라인몰 통합도 실패했다. 실제 고객들이 롯데온(ON)과는 별개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의 계열사 앱을 따로 이용한다. 물론 롯데온(ON)에서 롯데 계열사 사이트로 연결할 수는 있으나 그럴 경우 앱 성능이 떨어져 되레 불편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롯데온(ON)에 소비자들이 모이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돌이켜보면 출발부터 불안했다. 롯데온(ON) 오픈 첫날부터 서버 트래픽 과부하로 접속 장애가 일어나면서 삐걱거렸고, 사전 고지 없이 회원 등급이 초기화되는 등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서비스 이용 불편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데다 최근 조직 내에선 '직장 내 갑질 괴롭힘' 의혹이 불거져 비판의 도마위에 오르는 등 조직 내부에서는 파열음까지 나타났다.

롯데온(ON)도 인적쇄신 등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유통BU 강희태 부회장 직속의 데이터 거버넌스 TF를 출범시켰다. TF장으로는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임명했다. 또 롯데쇼핑이 11번가 출신 김현진 플랫폼센터장과 임현동 상품부문장을 영입한 것이 눈길을 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온(ON)에 대한 언급이 아직 없다. 이제 시작이라는 판단일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온라인 시장, 발빠르게 앞서가는 이커머스 업체들. 지금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게 이 시장의 현실이다. '롯데온(ON)은 실패작'이라는 업계의 신랄한 평가에 대한 신 회장의 행보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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