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61만6118주 추가 확보
KB금융지주가 보유한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4대 주주
임시주총 앞두고 표대결 염두한 듯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를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의 KB금융의 5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달 중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밀어붙이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는데 KB금융의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 이들이 의중이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건 통과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9일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조합원 6762명의 참여로 자체적으로 조성한 676억원 규모의 자금에 대한 장중 매입을 완료했다"며 "총 161만6118주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수는 총 713만4754주로 지분율은 1.34%에서 1.73%로 확대됐다. K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97%)과 JP모건체이스뱅크(6.40%), KB금융지주가 보유한 자사주(5.06%), 그리고 싱가포르 투자청(2.15%)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KB금융지주가 보유한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4대 주주다.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지난해 3월 말 까지만 해도 0.6%에 불과했다. 매월 1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지난 6월에는 1.2%까지 지분율이 늘었다. 여기에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조합원 7000여명의 도움으로 6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약 4개월 만에 지분율을 크게 확대됐다.

우리사주조합은 향후 임직원의 자기자금 출연을 통해 매월 40억원 규모로 장중 주식 매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사주조합의 이러한 행보는 오는 20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9월 이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정식 접수했다.

이에 KB금융 이사회는 올해 3월 이미 ESG 위원회를 구성한데다 엄격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우리사주조합 측 사외이사 후보 제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임시주총에서의 표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2일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도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2명의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이사회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ISS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의 안건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

ISS는 세계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하는 의결권 전문 자문기관이다. JP모건체이스뱅크(6.4%), 싱가포르 투자청(2.74%)을 비롯해 KB금융지주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의 자문의견을 참고하는 만큼, 우리사주조합은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에 충분한 찬성표를 얻는 데 여러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당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나 선임되지 못했다. 2019년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했지만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추천을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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