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때 그 대형마트 캐셔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기자수첩] "그때 그 대형마트 캐셔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0.11.20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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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대부업체 문턱이 높아지면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텐데 걱정입니다"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 결정이 있던 지난 16일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면 나타날 부작용을 염려하고 있었다.

조 원장은 1979년 한국은행에 입행 후 금융감독원 등 30여년간 금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불법 사금융 업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카드사 정보유출사태 등 우리나라 서민금융의 어두운 면을 해결해 온 서민금융전문가로 꼽힌다. 금감원에서 퇴임한 직후인 지난 2017년에는 "금감원 근무 당시 사채 때문에 죽음까지 생각하는 서민들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한다"며 서민금융연구원을 직접 설립해 지금까지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문제와 관련해 시장 논리를 강조했다. 대부업체들이 주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로 상대적으로 돈을 떼일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높은 이자로 충당하는데 법으로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를 낮춰버리면 이들도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결국 보수적인 대출 운영으로 이어지고 대출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업체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어쨌든 서민들이 합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양지'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이 양지에서 밀려나 결국 불법 사금융 몰리면 그 피해는 이루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 2018년 2월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인하하면서 약 8만명이 대부업 대출시장에서 탈락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 원장은 "정부와 정치권이 금리 인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편익이 클지 제도권 대출에서 밀려나 불법 사채를 쓰는 취약계층의 고통이 클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사회 전체적인 득과 실을 비교해서 따져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불현듯 정부의 급격한 최저인금 인상 정책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떠올랐다.

지난 2017년 5월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우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높였다. 정권이 들어선 이듬해인 2018년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6.4%(7530원) 올렸고 2019년에는 10.9%(8350원) 올렸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에 대한 보호라는 문재인 정부의 선한 의지와 달리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으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고용 감축으로 이어졌다.

최저임금 상승에 부담을 느낀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대상인 아르바이트의 자리 자체를 줄였다. '을들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알바 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최근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집주인이 세입자 면접을 보는 것처럼 알바 자리 구하는데 웃지 못할 광경들이 벌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알바 자리 구하려면 인서울대학 나와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도 돌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고용감축은 대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된 지난해 대형마트에는 캐셔 대신 자율계산대가 들어섰다.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음식점 등 무인 키오스크는 빠르게 알바 자리를 대체했다. 가계 가처분 소득이 늘리려다 키오스크 관련 산업 주가만 올렸다.

기자의 집 근처에 위치한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10명이 넘던 캐셔들은 3~5명만 남고 떠났다. 떠난 인력은 자율계산대가 대체했다. 물론 남은 캐셔들은 분명 최저임금 상승 혜택을 받아 가계소득이 늘었고 생활 수준도 나아졌을 것이다. 법정 최고금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법으로 정해서 금리를 낮추면 24%의 이자를 내던 사람이 계속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분명히 정책적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이 혜택을 못 받고 오히려 밀려나게 될 사람들이 문제다.

선한 의지를 가진 정부와 정치권에 묻고 싶다. "그때 대형마트를 떠난 캐셔들은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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