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연임 '적신호' ... 25일 증선위서 중징계 확정 시 취업 제한
하이투자증권, 실적 상승 견인했지만 옵티머스 관련 소송 '걸림돌'
내년 3월 연임 분수령 ... 올해 CEO 거취에 영향 받을 듯

박정림 KB증권 대표(왼쪽),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오른쪽)은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왼쪽),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오른쪽)은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업계 CEO들이 사모펀드 논란에 휘말리면서 연임에 제동을 받게 됐다. 올해 12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각각 라임·옵티머스 관련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증시 활황에 따른 호실적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할지, 논란으로 인해 물갈이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31일 기준 임기가 종료되는 최고경영자(CEO)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와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다. 이번 해뿐 아니라 내년 3월까지 CEO들의 연임 여부가 줄이어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금융투자업계에 큰 타격을 입힌 ‘사모펀드 사태’가 중징계 결정이 나거나 실사가 진행되는 등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어 연임 여부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TRS 덫 걸린 KB증권 ... 박정림 대표 연임 ‘안갯속’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라임 펀드 판매사에 대한 기관 경고 및 판매 당시 재직 중인 임직원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이 중 KB증권은 유일하게 현직 CEO가 제재 대상에 올라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날 3차 제재심에서 박정림 대표는 ‘문책 경고’를 통보받았다. 문책 경고는 제재심에서 도출된 안 중에서 중징계에 속하는 수준으로, 제재가 확정되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제한 페널티를 받게 돼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KB증권은 라임펀드 판매 시 TRS(Total Return Swap·총수익스와프)를 제공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TRS란 운용사 대신 주식, 채권, 메자닌 등을 대신 매입해주는 행위를 말한다. 증권사는 운용사 대신 매입을 해주는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다만 TRS 제공 시 증권사는 운용사의 채권자가 되므로 먼저 투자금을 회수할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TRS를 제공한 부서가 KB증권의 델타원솔루션본부이고 고객에게 ‘라임AI스타펀드’를 판매한 부서는 WM총괄본부라 부서별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KB증권 본사를 압수 수색을 하는 등 라임 사태에 대한 판매사 책임 등을 묻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3차례나 열린 금감원 제재심에서 중징계 안이 도출됐지만, 아직 제재안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제재심 이후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결정이 확정돼야 하므로 아직 여지는 남아있다. 다만 현직 CEO가 징계를 받게 되면 적잖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 김경규 대표, 호실적 견인했지만 옵티머스 ‘암초’ 못 피해가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도 내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둔 CEO다. 하이투자증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고 지난 2018년 10월 DGB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 출범했다. 이후 김경규 대표를 수장으로 임명했다.

김 대표 취임 후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 기준 ▲2018년 429억원 ▲2019년 473억원 ▲2020년 85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올해 3분기 기준 1048억원을 돌파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DGB금융지주 계열사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지만,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인 에이치엘비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사모펀드 여파에서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6월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을 상대로 3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배정됐으며, DGB금융지주는 “소송대리인을 통해 법적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 증권업계 내년 3월 ‘연임’ 분수령 ... 사모펀드 여파 영향 있어

두 증권사 CEO 모두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해 연임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 증권가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직 CEO 등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여파가 타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업권 전체가 사모펀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3월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부국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이번 해 연임이 확정되는 데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라임 사태에 대해 임원 대상 무더기 중징계가 가시화되고 있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CEO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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